간암 말기 아버지의 눈물 나는 인생 그린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광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칠순을 넘긴 연기파 배우들이 5월 가정의 달 공연무대를 찾는다.
주인공 아버지 역을 맡은 김호영(73), 약방의 감초역 홍순창(72), 외골수 연극쟁이에서 오랜만에 연출을 맡은 이승호(72) 트리오가 의기투합했다.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이하 홍매와)에서다.
이들은 사단법인 전문예술극단 예인방이 2일 오후 7시 30분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에 올린 가정의 달 공연무대에 섰다.
광주공연에 이어 나주문화예술에서도 오는 8일 오후 7시, 9일 오후 4시와 7시 등 세 차례 무대에 오른다.
북쪽이 고향인 아버지는 40년 넘게 과일 행상을 하며 두 아들을 키워냈다.
그러나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간성혼수'에 시달리며 죽음을 기다리는 신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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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역의 김호영은 서라벌예술대학을 졸업해 MBC-TV 4기 공채탤런트로 연기에 입문한 정통파 연기자다.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를 요양원에 보내지 않고 끝까지 돌보는 우리의 위대한 어머니다.
전남연극제 연기대상과 최우수 여자연기상 14회에 빛나는 임은희씨가 어머니역으로 눈물의 연기를 펼친다.
무명 연극쟁이가 된 둘째 아들 동하역은 극단 '연우랑' 대표 이현기가 분했다.
좋은 대학을 나와 미국에서 일류회사에 다니는 큰아들에 비해 초라하지만, 하루하루 죽어가는 아버지의 모습을 아린 가슴으로 바라본다.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이웃집 정씨는 공중파 방송에서 익숙한 홍순창씨가 맡았다.
정씨의 푼수기는 동하의 부인이자 둘째 며느리가 이어받고 있다.
연극과 결혼했다는 노처녀 박선영의 좌충우돌은 임종을 앞둔 시아버지를 외롭지 않게 하는 역할에 그런대로 충실하다.
에쿠우스 등 연극 140여 편을 연출하고 백상예술상 등 수상경력도 화려한 이승호가 섬세한 연출 솜씨를 뽐냈다.
이와 함께 MBC-TV 드라마 '불새' '청춘의 덫'을 연출했던 명장 정세호씨, SBS '좋은 세상 만들기'와 영화 '마파도'를 감독한 이상훈씨, 김성진 고구려대학 교수 등이 예술감독으로 활약한다.
kj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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