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에 아시아 수출 흔들리나…벌써 부진 징후

입력 2018-05-03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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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에 아시아 수출 흔들리나…벌써 부진 징후
한국 4월 수출, 18개월 만에 감소세 전환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신유리 기자 =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에서 경제성장의 엔진 역할을 해온 수출이 흔들리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보호무역의 장벽을 쌓고 있는 미국에 대해 앞으로 중국과 유럽연합(EU) 등이 본격적인 보복조치에 나서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고 미국 금리와 국제유가의 오름세가 이어진다면 아시아 주요국의 수출경기엔 치명타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3일 주요국 통계를 보면 한국의 4월 수출은 500억6천만 달러로 잠정 집계돼 작년 같은 달보다 1.5% 줄었다.
2016년 10월 이후 18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또한 같은 날 나온 닛케이/마킷 한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달 3월(49.1)보다 떨어진 48.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월 이래로 가장 낮은 수준이며 두 달 연속 5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PMI가 50을 웃돌면 경기 확장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신규 주문 역시 국내외에서 모두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주춤하는 공장 가동을 보여주는 수치는 또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3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제조업평균가동률은 전월보다 1.8%포인트 하락한 70.3%로, 금융위기로 몸살을 앓던 때인 2009년 3월(69.9%) 이후 9년 사이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미국 경제·통상 대표단의 방중 협상을 앞둔 중국도 수출 약세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
경제매체 차이신(財新)이 2일 발표한 4월 제조업 PMI는 51.1로 전달(51.0)보다 높았지만, 이를 구성하는 하위지수 중 수출 주문을 나타내는 수치는 2016년 11월 이래로 17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중국 정부의 공식 PMI 조사에서도 4월 해외 주문 지수는 50.7로 3월(51.3)보다 하락했다.
수출 증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워낙 다양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무역과 관세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기 싸움에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불투명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톰 올릭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4월 차이신 제조업 PMI와 관련해 "수출 주문이 위축세인 것이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이라며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구매자들에게 경계심을 주고 있다는 징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에서도 수출에 먹구름이 드리운 것은 마찬가지다. 4월 닛케이/마킷 제조업 PMI는 53.8로 전월(53.1)보다 상승했으며, 시장 예상치(53.3)보다도 웃돌았다.
4월 신규 주문도 53.8로 시장 예상치(53.5)를 상회했으나 엔화 강세 탓에 수출 주문 증가 폭은 급격하게 둔화했다.
이번 조사를 맡은 조 하예스 IHS마킷 이코노미스트는 "결과적으로 신규 주문의 강세는 내수 상황이 더 견고해졌다는 신호"라면서 "정책 당국자들은 기쁜 소식으로 받아들이겠지만 앞으로 수출 판매의 약세는 걱정거리가 될 것이며, 최근 엔화 강세에 따른 사안 중 하나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에서도 4월 제조업 PMI가 54.8로 전월(55.3)보다 하락했고 신규 수출 판매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IHS마킷의 애나벨 피데스 이코노미스트는 "생산과 신규 주문의 확장세가 6개월 만에 최저 폭을 보였다"면서도 "하지만 가장 부진한 것은 신규 수출 판매로, 상승 폭이 1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해외 시장에서 수요 상황이 약화하고, 구매 활동이 둔화한 점으로 볼 때 앞으로 수개월 동안 신규 수출 판매는 상승 속도가 더 늦춰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cherora@yna.co.kr, newgla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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