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앞두고 '선의표시' 가능성…美언론 "북, 송환 준비하는 듯"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3명이 노동교화소에서 평양 외곽의 호텔로 옮겨졌다는 보도와 관련, 미국 정부가 진위 확인에 나섰다.
특히 이 같은 조치가 사실이라면 이달 중으로 예상되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들의 송환이 임박했다는 징후로 보인다는 관측이 워싱턴 외교가에서 나오고 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미 관료를 인용,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들이 호텔로 옮겨졌다는 보도 내용의 진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료는 그러나 억류자들의 상황에 변화가 있었는지는 즉각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한국 시각으로 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평양의 한 주민에게서 들었다며 "북한 관계 기관이 4월 초 상부 지시로 노동교화소에 수감 중이던 김동철, 김상덕, 김학송 씨를 평양 외곽의 호텔로 옮겼다"고 전했다.
그는 억류된 미국인들이 치료와 교육을 받으면서 관광도 하는 강습 과정을 받고 있다고 들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이런 보도의 사실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며 "해외에 있는 우리 국민의 안정과 안전은 국무부가 최우선시하는 사안 중 하나다. 우리는 북한에 억류된 미국 국민이 최대한 조속히 귀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는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당일 그들(억류 미국인)을 직접 데려가거나 정상회담 이전에 특사를 북한에 보내 그들을 송환 조치하도록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억류 미국인의 석방 여부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이들이 노동교화소에서 풀려난 것이 사실이라면 북한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송환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이목이 쏠린다.
익명의 한 백악관 관계자는 "북한에 억류된 3명의 미국인은 여전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큰 관심사"라며 "그들의 석방은 (미국에 대한) 선의의 표시로 보일 것"이라고 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3일 보도했다.
이 관리는 "그들의 안전은 미국과 북한 당국 사이에 있을 미래의 상호 작용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석방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의 석방 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며 일본 납북자 문제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다루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이달 초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직접 미국인 억류자 석방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지난 30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만약 북한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인 억류자들을 석방한다면 그들의 정통성을 보여줄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키웠다.
미 언론도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미국에 건네는 화해 제스처의 일환으로 억류 미국인들을 송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억류 중인 미국인들을 풀어줄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이그재미너도 "북한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선의의 표시로 억류 미국인 3명을 노동교화소에서 풀어줬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북한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북한 당국이 자국에 억류됐다가 지난해 의식불명 상태로 풀려난 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억류자들의 건강과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고 전했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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