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한반도 평화 국면 전환 기여"…보수 "북핵 폐기 불투명"
참여연대·경실련·바른사회시민회의 등 1주년 평가 토론회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출범 1년을 맞이한 문재인 정부의 성과를 두고 전문가와 시민사회들은 각자 입장과 분야별 주제에 따라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진보 진영은 지난달 27일 11년 만에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해 외교·안보 정책에 대체로 좋은 점수를 매긴 반면 보수는 상대적으로 평가에 인색했다. 경제 정책에 대한 평가는 진보·보수 구분 없이 아직은 미흡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과 참여연대는 3일 오전 참여연대에서 '문재인 정부, 어디까지 왔고 어디로 가는가?'라는 주제로 문재인 정부 1년 평가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 '문재인 정부 남북관계와 주변국 외교 평가·전망' 발제에 나선 서보혁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는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설득해 대결의 남북관계와 위기의 한반도를 대화와 평화 국면으로 전환했다"며 "남북관계 개선을 비핵화 협상, 북미 관계 개선과 연동함으로써 논의의 틀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난달에는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열어 비핵화 달성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며 "군사훈련 사전 통보 등 군사적 신뢰를 구축하고,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주의 협력과 각종 민간 교류협력도 재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이어 "문재인 정부는 일괄 타결 혹은 2단계로 나눠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전략을 병행하면서 남북과 북미 관계를 동시에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반면 보수의 목소리는 전혀 달랐다.
김태우 바른사회시민회의 대표(건양대 교수)는 이날 열린 '문재인 정부 1년 평가 토론회'에서 "4·27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은 남북관계와 한중관계 개선 등 일부 성과는 있지만, 대체로 북한의 입장을 많이 반영한 비대칭 협상"이라며 "특히 '북핵 폐기'라는 표현이 실종돼 향후 핵 해결 여부와 그 수준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수 명지대 교수는 "북한은 당 시스템의 와해 조짐이 보이는 데다 어느 선택을 하더라도 정권의 지속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라며 "판문점 선언은 내용보다 형식, 실질보다 환상이 주를 이뤘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서는 보수와 진보 모두 아직은 미흡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김남근 민변 부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 민주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가운데 '갑을개혁'과 '경제적 약자 보호'는 그런대로 진척됐지만, 재벌과 금융행정 개혁은 아직 모자라다"고 평가했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은 바른사회시민회의 토론회에서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경제 정책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라며 "세계는 호황기에 접어드는데 한국만 세계 경제성장률을 밑도는 참여정부 시절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조동근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부는 미래 세대의 자원을 미리 끌어 쓰는 'YOLO(욜로) 정권', 즉 자신의 임기에만 관심을 두는 정권"이라며 "최저임금의 경우 인상률이 생산성을 넘어서면 불특정 다수에게 그 비용이 전가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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