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네시아 서부의 한 농장에서 추정연령 90세의 대형 바다악어가 가축을 공격하다가 주민들에게 포획됐다고 데틱뉴스 등 현지언론이 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지시각으로 지난달 30일 오후 3시께 아체주 아체 타미앙 리젠시(군·郡)의 한 팜 농장에 몸길이 5m, 체중 900㎏의 바다악어가 침입했다.
이 악어는 농장 내에서 키우는 염소를 잡아먹으려 했으나, 이를 목격한 팜 농장 노동자들이 악어 사냥꾼들을 불러모으는 바람에 턱과 네 다리를 밧줄로 묶인 채 주민들의 구경거리가 됐다.
뒤늦게 연락을 받고 현장에 도착한 아체 천연자원보호국(BKSDA)의 삽토 아지 프라보워 국장은 "이 바다악어는 수컷이고 약 90살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아체 주에서는 과거와 달리 악어와 관련한 문제가 빈발하고 있다"면서 "이는 사람들의 생활범위가 계속 넓어지면서 악어 서식지와 겹쳐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체 BKSDA는 주민들에게서 넘겨받은 바다악어를 당분간 보관하다가 안전한 서식지에 방사할 계획이다.
현존하는 가장 큰 파충류인 바다악어는 7m까지 성장하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Red List)에선 관심대상종(Least Concern)으로 분류된다.
바다악어의 수명은 통상 70년으로 알려졌지만, 전문가들은 100살이 넘는 개체도 존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서식지를 잃은 야생동물이 사람을 공격하거나 농장 작물을 훼손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1960년대 1억명 내외였던 인구가 2017년 기준 2억6천300만명으로 50여년만에 2.5배 이상 급증하면서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오지까지 인간의 활동범위가 확장된 결과다.
여기에는 팜, 고무 농장 개간 등도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에선 1990년대 이후에만 한국 면적의 세배가 넘는 31만㎢의 열대우림이 벌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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