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살은 유대인 금융활동 탓" 발언에 나치만행 용인 논란
美·이스라엘은 물론 EU도 비판…중동긴장 악화할 변수 될 수도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이 공개적으로 반유대주의 발언을 했다가 이스라엘과 서방 등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빚어진 유대인 대학살이 유대인의 금융활동 때문이라는 게 발언의 요지다. 유대인이 '돈놀이'에 집착하다가 미움받아 대학살당했다는 식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논란이 가열되는 상황이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아바스 수반은 지난달 30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임시 행정수도인 라말라에서 열린 팔레스타인자치회의(PLC)에서 논란이 된 발언을 했다.
그는 "유대인 대상 증오는 종교가 아니라 그들의 사회적 기능을 향한 것"이라며 이런 주장을 담은 유대인 저자의 책 3권이 있다고 말했다.
아바스 수반은 유대인의 사회적 기능을 "고리대금업과 은행업 등등"이라고 규정했다.
이 같은 발언이 공개되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일 트위터를 통해 "한 번 홀로코스트를 부정한 사람은 영원히 부정하게 된다"고 아바스를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국제사회가 아바스의 심각한 반유대주의를 규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주이스라엘 미국대사인 데이비드 프리드먼도 아바스 발언 비판에 동참하고 나섰다.
프리드먼 대사는 "아바스가 (발언의) 최저점에 도달했다"고 했고, 백악관 중동정책을 주도하는 제이슨 그린블랫 국제협상 특사는 "평화는 이런 식의 토대 위에서 세워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U도 아바스의 발언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EU 대외관계청(EEAS)은 "반유대주의는 유대인뿐만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사회에도 위협이 된다"고 밝혔다.
미국 홀로코스트 기념관도 아바스의 언급에 대해 "극도로 부정확하며 은밀한 형태의 반유대주의"라고 비난했다.
이 같은 비난 대열에는 홀로코스트를 유발한 독일까지 가세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독일은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한 범죄에 책임이 있다"며 "홀로코스트의 기억은 어떤 형태의 반유대주의와도 맞설 수 있도록 우리를 끊임없이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특히 아바스의 발언은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을 앞둔 미묘한 시기에 나와 중동 지역 긴장이 더욱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주위의 반대에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선언하고, 텔아비브에 있는 미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서로 자기네 수도라고 주장하는 분쟁지여서 미국의 발표는 팔레스타인 및 주변 아랍국가의 반발을 사고 있다.
대사관 개관식은 이달 중순께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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