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주파수 낮아진 상한에 3사 희비…과열 가능성 줄어

입력 2018-05-03 16:00  

5G 주파수 낮아진 상한에 3사 희비…과열 가능성 줄어
3.5㎓ 대역서 100㎒ 폭 제한…KT·LGU+ "환영" vs SKT "유감"
낙찰가 크게 뛰지 않을 듯…향후 경매 전략 주목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차세대 이동통신 5G 주파수 경매에서 한 회사가 가져갈 수 있는 주파수 한도인 '총량제한'이 비교적 균등 할당이 가능한 방식으로 정해지면서 3사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최대한 많이 가져가길 원했던 SK텔레콤[017670]은 낙심한 반면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는 과열 경쟁을 피하게 됐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3사가 비슷하게 주파수를 가져가는 '경우의 수'가 가능해지면서 6월 경매에서 낙찰가가 폭등할 가능성은 적어졌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 '공정 경쟁' 방점…3사 비슷하게 가져갈 듯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초미의 관심사였던 전국망 대역 3.5㎓(기가헤르츠)의 총량제한을 100㎒(메가헤르츠)로 결정했다. 전체 공급 폭 280㎒에서 한 사업자가 최대 100㎒ 폭을 가져갈 수 있다는 의미다.
애초 100·110·120㎒ 3가지 안이 제시됐으나 과기정통부는 "모든 사업자가 유사한 환경에서 혁신을 시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100㎒를 택했다. 110이나 120㎒ 폭으로 정해질 경우 사업자 간 대역폭 차이가 커져 5G 품질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이에 따라 3사가 100·100·80이나 100·90·90 등 비슷하게 가져가는 '경우의 수'가 가능해졌다.

공정 경쟁을 앞세워 100㎒ 폭을 요구해온 KT와 LG유플러스는 "바람직한 결정"이라며 환영했다.
KT는 "과거 SK텔레콤의 주파수 800㎒ 독점 등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공정 경쟁을 강조한 조치"라며 "100㎒ 폭으로 제한하더라도 사업자 간 총량 차이가 날 수밖에 없어 경매 진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최고의 5G 서비스 제공을 통해 글로벌 통신시장을 선도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줄곧 120㎒ 폭 이상을 요구해온 SK텔레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SK텔레콤은 "고객의 최대 편익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한정된 주파수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제한한 점에 유감을 표명한다"며 "향후 주파수 부족이 발생하지 않도록 추가 주파수 공급 계획이 조속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 낙찰가 크게 뛰지 않을 듯…SKT "많이" KT·LGU+ "싸게"
2천400㎒ 폭을 공급하는 28㎓ 대역에서는 총량제한이 1천㎒로 정해져 3사의 할당량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한 사업자가 1천㎒를 가져갈 경우 나머지 두 사업자가 1천400㎒를 나눠 가져야 한다.
목원대 박덕규 교수는 "3.5㎓ 주파수 폭이 부족하면 28㎓ 대역에서 (원하는 만큼 가져가) 보완하라는 취지로 보인다"며 "정부로서는 지나친 낙찰가 상승에 따른 통신비 상승 요인을 막고, 5G 서비스를 위한 최저 요건을 충족하는 방안을 제공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몸값 비싼 3.5㎒ 대역에서 비교적 균등 할당이 가능해지면서 28㎓ 대역을 포함한 총 낙찰가가 5조원대를 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온다. 과거 경매가 최저가 대비 1.5배 수준에서 낙찰된 사례를 고려한 수치다.
경희대 홍인기 교수는 "3사가 비교적 균등하게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며 "낙찰가를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110㎒이나 120㎒ 안에 비해 크게 올라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총량제한이 정해지면서 3사는 구체적인 경매 전략 수립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입장을 고려하면 SK텔레콤은 낙찰가 상승을 감수하고라도 한도 만큼의 대역폭을 확보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주파수 비용을 줄이기 위해 경쟁사보다 적은 폭을 써낼 가능성이 있다. 이번 경매에서는 수요량과 공급량이 일치할 때까지 가격이 상승하는데 LG유플러스는 할당받는 폭을 줄여서라도 가격 상승을 피하고자 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LG유플러스는 LTE 가입자당 주파수 보유량이 3사 중 가장 많아 상대적으로 주파수 용량에 여유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SK텔레콤과 대역폭 격차를 최소화해 5G 출발부터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에 따라 SK텔레콤 견제를 위해 '맞불' 작전을 놓을 가능성이 있다.
2011년 LTE 경매 때도 1.8㎓ 대역의 20㎒ 폭을 두고 SK텔레콤과 KT가 맞붙으면서 경매가 83라운드까지 진행됐다. 경매가는 4천455억원에서 9천950억원까지 뛰었고, 해당 대역폭은 결국 SK텔레콤이 가져갔다.
okk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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