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를 거쳐 32개 국가를 연결하는 국제 간선도로망인 '아시안하이웨이'(AH·Asian Highway)의 역할이 기대된다.
3일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아시안하이웨이는 아시아 지역 인적·물적 자원의 자유로운 이동을 통한 경제·사회 발전을 위해 2005년에 30개국이 참여해 국제협정문에 서약한 후 지금까지 이어져 온 도로다.
현재 아시안하이웨이는 아시아 지역의 32개국을 지나는 14만5천302㎞ 길이의 규모를 자랑하는 도로 구간으로 통합물류망 구축의 근간이다.
아시안하이웨이는 AH1∼AH8까지 8개 간선 노선과 58개 지선 노선으로 이뤄져 있다. 한반도에는 AH1·AH6 등 두개의 간선과 1개의 지선이 지난다.
주요 참여국을 보면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러시아, 터키, 태국, 인도, 방글라데시 등이며 북한도 부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부산은 도쿄-후쿠오카-부산-서울-평양-중국-베트남-태국-인도-파키스탄-이란-터키를 잇는 1번 노선(AH1)과 부산-강릉-원산-하산-중국-카자흐스탄-러시아를 잇는 6번 노선(AH6)의 기·종점이다.
후쿠오카에서 부산까지는 해상 페리로 연결된다.
우리나라는 아시안하이웨이와 관련한 사안에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7차 아시안하이웨이 당사국 실무그룹 회의에서 우리 정부가 제안한 'AH 도로안전시설 설계기준'이 유엔의 새로운 국제규정으로 채택됐다.
지금까지 AH 국제협정에는 "각국은 도로안전을 위해 노력한다"는 원칙적인 언급만 있었다.
이번 새 기준 채택으로 앞으로 교차로, 방호 울타리, 터널 안전시설 등 45개 항목에 대한 설계기준이 마련될 전망이다.
국토부와 도로공사는 2015년부터 3년 동안 AH1(경부고속도로)·AH6(국도 7호선·동해고속도로) 노선을 지나는 중국, 러시아, 인도, 터키 등 8개국과 표준 제정을 위해 협력해 이번 기준을 만들었다.
우리 정부의 이런 활동에 북한의 적극적인 참여가 더해진다면 아시안하이웨이의 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2015년에는 유엔을 통한 도로 인프라 설문에 답하는 등 관심을 보였지만 북핵 문제가 불거지며 유엔 차원의 제재가 시작되자 제대로 활동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개성∼평양∼안주∼신의주를 통과하는 AH1 노선과 AH6 노선을 기간망으로 인식하고 인프라 개선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관계가 회복되면 새로운 AH 도로 설계기준에 따라 남북 간 도로정비 사업 등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2002년 6·15 정상회담, 2007년 10·4 정상회담, 이번 정상회담 등과 관련한 남북 간 연결 도로와 북측의 도로는 모두 아시안하이웨이 노선이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우리나라와 북한은 아시안하이웨이 국제협정 당사국으로서 정부 차원에서 3개 노선을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며 "북측 구간 통행 복원과 인프라 정비는 '통일고속도로' 구축의 선결 조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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