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신한 침대에 아기 엎어 재우면 위험…물놀이 때 구명조끼 의무화"
고석 어린이안전재단 대표 "심폐소생술·하임리히 요법 익혀야"
(세종=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교통사고가 어린이 사망 사고 원인 1위로 조사된 것과 관련해 전문가는 학교 주변에 대한 차량 통행 제한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고석 한국어린이안전재단 대표는 3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등하교시간에 어린이 보호구역의 차량 통행을 금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통사고 등 이른바 '운수사고'로 사망한 어린이의 43.7%가 보행 중에 희생됐다는 통계청의 분석과 관련해 어린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차와 보행자를 분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또 어린이의 질식사를 막기 위해서는 부모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 대표는 "영아의 경우 침대에서 엎드려 자다가 질식하는 경우가 많다"며 "푹신한 침대나 베개를 사용해 엎어 재우면 얼굴이 눌려 영아가 바로 질식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어린이의 비의도적 사망 사고 가운데 질식사의 순위가 근래에 높아진 것과 관련해 "아이의 머리(뒤통수) 모양을 예쁘게 하겠다며 똑바로 눕히지 않고 엎어 재우는 경우가 있어 학계에서도 유의해 살펴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2004∼2006년에는 질식사가 어린이의 비의도적 사망 사고 가운데 운수사고, 익사사고에 이어 3위였는데 2014∼2016년에는 운수사고에 이어 2위로 부상했다.
고 대표는 아이가 질식하거나 기도 폐쇄 등의 증상을 보일 때 대처할 수 있도록 부모가 심폐소생술(CPR)이나 하임리히 요법 등을 익힐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어린이의 익사 방지를 위해서는 하천, 계곡, 개울 등에서 물놀이를 할 때 안전 장비를 사용하고 보호자가 곁에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대표는 "하천이나 개울은 바닥이 평평하지 않고 웅덩이 등이 있어 갑자기 사고가 날 수 있으니 구명조끼 착용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계곡 등에서 어린이들끼리 놀게 하고 부모는 근처에서 음식을 먹거나 음주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다 아이들이 물에 빠지면 순식간에 참사로 이어진다"며 "사고가 나지 않도록 감시하는 어른이 늘 곁에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 대표는 어린이가 목욕통에서 익사하는 사고가 보고되는 것에 관해 "아이를 목욕시키다가 걸려온 전화를 받으러 가는 등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사고가 날 수 있다"며 "몸을 가누지 못하는 어린아이가 미끄러지면 30㎝ 깊이 물에도 잠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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