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빙기 '부정 입찰' 결국 사실로…반칙 얼룩진 평창올림픽 입찰

입력 2018-05-03 16:10  

정빙기 '부정 입찰' 결국 사실로…반칙 얼룩진 평창올림픽 입찰
반칙 업체는 유무형 큰 이익, 탈락업체는 재입찰 기회조차 얻지 못해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 정빙기 납품의 '반칙 입찰' 의혹이 2년여 만에 1심 판결을 통해 사실로 드러났다.
그사이 반칙 업체는 동계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 정빙기를 납품하는 등 낙찰 금액 이외의 커다란 유무형 이익을 챙겼다.
그러나 상대 업체는 반칙과 부정으로 얼룩진 정빙기 입찰 탓에 정당한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등 적지 않은 피해를 봐야 했다.
입찰 방해 혐의로 기소된 I 업체 대표 A(56)씨가 3일 춘천지법 1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징역형을 선고받은 것은 반칙 입찰 의혹이 제기된 지 2년여 만이다.
이 사건은 2년 전인 2016년 2월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원도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빙상 경기장에 사용되는 정빙기 납품 사업자 선정을 위해 '관급자재(정빙기) 구매 및 임대 사업'을 공고했다.
이 사업은 특수장비인 정빙기 11대를 구매·임대해 강릉 아이스 아레나 등에 납품하는 것이다.
당시 입찰에는 정빙기 관련 국내 주요 업체들이 참여했다. 15억원이라는 낙찰 금액은 둘째치고 역대 동계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의 빅 이벤트에 사업자로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향후 유무형의 큰 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이 중 R 업체는 1순위 지위를 얻었지만, 적격(계약이행능력) 심사에서 탈락했다.
이로 인해 기회는 2순위였던 I 업체에 주어졌다. 그러나 적격 심사 통과에 필요한 납품 실적이 부족했다.
I 업체도 적격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해당 사업은 재입찰 절차를 진행해야 할 상황이었다.

결국, I 업체 대표 A씨는 그해 3월 페이퍼 컴퍼니인 S 업체에 정빙기 2대를 1억7천600만원에 판매한 것처럼 매매계약서, 거래명세서, 세금계산서 등의 납품 실적 서류를 허위로 작성해 강원도에 제출했다.
실제로 정빙기를 납품한 거래 실적은 없었지만 페이퍼 컴퍼니를 이용해 납품 실적 조작이라는 반칙을 쓴 셈이었다.
I 업체는 S 업체와의 정빙기 납품 실적이 없었다면 점수 미달로 적격 심사를 통과할 수 없었다.
반칙으로 정빙기 납품 사업을 따낸 I 업체는 테스트 이벤트와 평창올림픽 빙상 경기장에 정빙기 2대를 판매하고 9대를 임대 납품하는 계약을 따냈다.
사업비는 15억원이지만 동계올림픽이라는 빅 이벤트에 특수장비를 납품한 경험과 실적은 유무형의 비용으로 산출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I 업체의 부정 입찰 의혹을 제기한 R 업체는 "평창올림픽이라는 국가적 큰 행사에 참여하는 입찰이 반칙과 부정으로 얼룩졌다"며 "참여 업체 모두 적격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면 입찰은 무효가 되고 재입찰 절차가 진행됐어야 맞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정 입찰로 인한 재입찰 등 정당한 절차가 이뤄지지 않아 피해를 보았다"며 "올림픽이라는 빅 이벤트라는 점을 고려할 때 I 업체의 부정 입찰로 인한 유무형의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A씨는 이를 의식한 듯 검찰 조사 과정에서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나 1심 재판 과정에서는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j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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