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산의 중증장애인 15명과 자원봉사자들이 25일 동안 500㎞를 걷는 국토대장정에 성공했다.
3일 오전 부산 사하구청 주차장. 육군 53사단 군악대의 연주에 맞춰 주차장으로 걸어 들어오던 장애인들의 얼굴 위로 감격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들은 다대동 행복나눔장애인주간보호센터 소속 중증장애인 15명이다. 10명의 자원봉사자와 함께 지난달 9일부터 25일간 서울 청와대에서 출발해 수원, 대전, 대구, 양산을 거쳐 최종 종착지인 사하구청에 도착하며 500km 대장정을 마쳤다.
중증장애인 원은하(34) 씨는 환하게 웃으며 "눈을 뜨면 밥 먹고 걷기 시작해 날이 저물 때까지 걸으며 왜 이렇게 멀까 하면서 많이 울었는데 이렇게 마치니 기쁘다"며 완주 소감을 밝혔다.
장애인들은 매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에 20∼28km를 걸으며 발가락에는 수시로 물집이 잡히고 몸살도 났지만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아 대장정을 해냈다.
이들은 이날을 위해 2년간 연습했다.
장애인들의 건강과 자립 의지를 다지기 위해 국토대장정이란 목표를 세우고 매일 걷기 운동을 했다.
지난해에는 사하구에서 울산까지 미니 국토대장정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들의 도전에 주민들과 기업은 운동복, 신발, 숙박비, 식사비 등을 아낌없이 지원하며 응원했다.
김상철 행복나눔장애인주간보호센터장은 "몸이 아프다고 말도 못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전원이 완주하면서 장애인들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릴 수 있어 기쁘다"면서 "내년에는 이들과 자전거 국토 횡단을 꿈꾸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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