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방한 주요기사로 보도…문 대통령의 거수경례에 관심
"남북평화협정 지지 표명"…에르도안, 공개연설 안한 점 주목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 주요 언론은 3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주요 기사로 일제히 보도했다.
터키 언론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번 국빈 방한에서 '경제 외교'에 집중했다고 분석하면서, 한국으로부터 터키의 공화국 수립 100년에 맞춘 국가발전 청사진, 즉 '2023 프로젝트' 실현에 협력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친정부 일간지 사바흐는 "아시아 호랑이로부터 2023년 프로젝트 지지를 끌어냈다"며 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대부분 매체는 특히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스탄불 운하' 프로젝트에 한국을 초대했다는 내용에 주목했다.
유력 일간지 휘리예트, 밀리예트, 와탄 등은 모두 헤드라인에 이스탄불운하 사업을 언급했다.
와탄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스탄불운하 사업 참여 요청에 대해 "엄청난 초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일간지 튀르키예는 '운하 프로젝트로 초대'라는 1면 기사에서 "터키가 우주에서도 함께 할 것"이라며, 양국이 우주·위성기술분야 협력에 합의했다는 내용을 함께 소개했다.
이스탄불운하는 2011년 당시 에르도안 총리가 총선을 앞두고 공약으로 제시한 '메가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다. 터키 건설업계가 추정한 사업 규모는 160억달러(약 18조원)에 이른다.
막대한 자금을 조달해야 하고 환경파괴나 토지보상 등 사회적 논란에 휘말릴 우려도 커서 '미친 프로젝트'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언론들은 또 문 대통령이 의장대를 사열하면서 터키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거수경례를 한 모습에도 관심을 보였다.
휘리예트는 웹사이트에 문 대통령의 의장대 사열 영상을 올렸으며, 일간지 포스타는 1면에 "터키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거수경례로 예를 표했다"는 헤드라인을 붙이고 문 대통령의 사진을 실었다.
일간지 하베르튀르크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남북(평화)협정에 지지를 표명하면서 남·북한의 노력이 세계 평화에 큰 기여를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터키 언론인들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국빈방문에서 공개 연설·발언을 하지 않아 의외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터키에서는 주요20개국(G20)급 국가 지도자와 회담 후에는 공동기자회견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찬사도 생략됐다.
청와대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빡빡한 일정으로 '컨디션이 여의치 않아' 만찬사를 하지 않았다고 공개했다. 연합뉴스 등 한국 언론과 일부 외신 기사에는 이러한 청와대의 설명이 반영됐다.
한 터키 매체의 기자 A씨는 연합뉴스 취재진에 "대통령 건강은 민감한 사안이라 언론에서 구체적으로 다뤄지지는 않았지만, 조기 대선을 앞두고 평소와 다른 대통령 컨디션이 관심을 끄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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