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왕이, 김정은과 회동…'중국 배제론' 불식에 안간힘

입력 2018-05-03 19:35   수정 2018-05-03 21:30

中왕이, 김정은과 회동…'중국 배제론' 불식에 안간힘

왕이, 北과 협조 강화 피력하며 '차이나 패싱' 막기에 주력
김정은, 북중우호 강조 속 "소통 강화"' 원론적 답변만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다급히 북한으로 달려간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정에서 '중국 역할론'을 강조했다.
현재 정전 체제가 종전 선언에 이어 평화 협정으로 가는 과정에서 중국을 배제한 채 남북한과 미국 3자가 중심이 되는 구도로 갈 수 있다는 중국의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조만간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북한, 미국이 종전 선언을 하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주도하게 될 경우 그동안 한반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중국의 입지가 졸지에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런 불안감을 반영하듯 외교 총책으로선 10여 년만에 왕이 국무위원이 지난 2일 평양으로 급파됐다.
쑹타오(宋濤) 중국 대외연락부장이 아닌 왕이 국무위원이 직접 방북했다는 것은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이 주변화되는 이른바 '차이나 패싱'을 막겠다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달 말 시진핑 주석이 베이징(北京)으로 김정은 위원장을 초청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버금가는 극진한 환대를 한 것도 남북한과 미국 주도로 돌아가는 한반도 평화 구축과정에 북한을 지렛대로 삼아 중국도 올라타려는 의도가 있었다.

그러나 남북정상이 지난달 27일 '판문점 선언'에서 종전에 이어 정전협정에서 평화협정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남북한과 미국 3자 또는 중국이 포함되는 4자 회담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중국은 혹시 배제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더욱 몸이 달아오른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왕이 국무위원이 지난 2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만나 "중국은 한반도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한 내용을 중국 관영 매체들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또한, 왕이 국무위원의 방북을 계기로 한반도 문제 해결에서 중국이 배제될 수 없다는 관영 매체들의 사설과 관변학자들의 주장도 기다렸다는 듯이 쏟아져 나왔다.
이어 3일 오후에는 왕이 국무위원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자마자 중국 외교부가 회동사실을 공개한 뒤 북중 우호관계와 더불어 북한과 소통과 협조를 강화하길 원한다는 왕이 국무위원의 발언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그는 김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 한반도 종전과 정전체제에서 평화체제로의 전환을 지지한다"면서 "북한의 경제건설로의 전략적 중심 전환과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자신의 안보 우려 해결 추진에 대해서도 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은 이 모든 것에 대해서 북한과 소통을 유지하고 협조를 강화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왕이 국무위원의 이런 발언은 중국이 비핵화 과정에서 북한의 경제 재건을 위한 지원과 북한의 안보 우려를 해소해 줄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면서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중국이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 외교부 발표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 또한 북중 우호관계와 중국과의 소통 강화를 언급했으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정 협의에서 중국을 포함하겠다는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김 위원장은 "중국과 함께 북중 우호관계가 더 높고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기를 원한다"면서 "북한은 중국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한 모든 공헌을 높이 평가하고 중국과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이라는 우군을 놓치지 않기 위해 관계 개선을 강화하고 있으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중국이 직접 끼어드는 것은 그다지 바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과 연이은 중국 고위 관리의 방북은 중국이 이러한 북한의 분위기를 감지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에 따라 북미정상회담 후 시진핑 주석의 방북 등을 통해 중국은 북한이라는 끈을 잡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있어역할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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