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 승리" 아르메니아 시위대 환호…제1당, 野인사 지지 시사

입력 2018-05-03 21:12  

"혁명 승리" 아르메니아 시위대 환호…제1당, 野인사 지지 시사
성난 민심에 하루만에 입장 변화…공화당 "3분의 1 이상 추천받는 후보 지지"…
반정부 시위 일단 진정…"아직 못 믿는다" 불신도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남(南)캅카스 국가 아르메니아에서 의회가 성난 민심에 굴복,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야권 총리 후보에 대한 반대를 철회했다.
아르메니아의회 1당 공화당 대표 바흐람 바그다사랸은 2일(현지시간) 밤 야권 지도자 니콜 파시냔(42) 의원과 회동 후 공화당이 총리 후보를 내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바그다사랸 대표는 "우리는 파시냔 의원이든 또 다른 인물이든 의회 3분의 1의 추천을 받는 후보를 지지하겠다"면서 "아르메니아는 8일에 총리를 선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공화당이 총리 후보 파시냔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달 1일 파시냔 의원은 공화당의 반대 탓에 총리로 선출되지 못했다.
표결 직전 공화당은 유일 후보인 파시냔 의원에 반대키로 당론을 정하고, 총리 선출안을 45표 대 54표로 부결시켰다.


파시냔 의원은 표결 직후 '시민 불복종'을 선언하고 지지자들에게 총파업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총리 선출 무산 이튿날 수도 예레반 중심부 공화국광장과 주요 거리에는 수만명이 쏟아져 나와 공화당에 분노를 표출했다.
대규모 시위로 예레반 도시철도 운행이 차질을 빚었으며, 공항 연결도로 등 주요 도로가 시위대에 가로막혔다.
분노한 민심에 놀란 공화당은 하루만에 파시냔을 총리로 지지하겠다며 입장을 바꿨다.
파시냔 의원은 "문제가 실질적으로 해소됐다"면서 "내가 총리 후보가 되는 데 모든 정파가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시위대는 공화국광장과 거리 곳곳에서 서로 얼싸안고 춤을 추며 승리에 도취했다. 도로를 지나는 자동차는 경적을 울려댔다.
일부 시위대는 공화당을 신뢰할 수 없다며 우려를 늦추지 않았다.
예레반 시민 아르타스헤스 게보르?(52)은 AFP통신에 "공화당 말을 안 믿는다"면서 "그렇지만 공화당이 정말로 겁을 먹어서 감히 시민의 승리를 훔칠 생각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 290만의 아르메니아에서는 지난달 중순부터 공화당과 '보스' 사르키샨의 '권력 연장'에 반발하는 시위로 정국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사르키샨 전 총리는 대통령직을 연임한 후 이달 초 퇴임했지만 8일만에 내각제 첫 총리로 선출되며 1인자 자리에 복귀했다.
파시냔 의원은 지지자들과 함께 13일부터 사르키샨 총리 선출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달 17일 사르키샨이 의회에서 새 총리로 선출되자 예레반의 공화국광장에만 4만명에 이르는 시위 참가자가 운집했다.
사르키샨 총리 선출에 대한 반대로 시작된 시위는 고질적인 부패와 경제난 등 실정 전반에 대한 불만으로 폭발했으며, 시위 지역도 규므리, 아라라트, 바나조르 등 전국으로 확산했다.
특히 국부를 장악한 소수 재벌, 즉 '올리가르히'와 이에 결탁한 정치권에 환멸을 느끼며 높은 실업률에 허덕이는 젊은 세대가 이번 반정부 시위에 앞장섰다.
사르키샨 전 총리는 결국 23일 "내가 틀렸고 파시냔이 옳았다"고 말하며 사임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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