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조원 규모 1금고 신한은행이 관리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한 해 예산만 32조원에 달하는 서울시 '금고지기'를 결정하는 입찰 경쟁에서 신한은행이 1금고에 선정됐다. 104년간 이어진 우리은행의 독점이 깨진 것이다.
서울시는 3일 금고 지정을 위한 심의위원회를 열고 1금고 우선협상 대상 은행에 신한은행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2금고는 우리은행이 차지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내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서울시 예산과 기금을 운영하게 된다.
시금고는 각종 세입금 수납, 세출금 지급은 물론 세입·세출 외 현금 수납과 지급, 유휴자금 보관 및 관리, 유가증권 출납·보관 업무를 맡는다.
작년 기준으로 30조원 규모인 서울시 일반·특별회계 관리는 1금고인 신한은행이, 2조원 규모인 성평등기금·남북교류기금 등 각종 기금은 2금고 우리은행이 관리하게 된다.
우리은행은 1915년 경성부금고 시절부터 85년 동안 수의계약 방식으로 독점적으로 서울시 금고를 맡아왔다. 1999년 서울시가 일반 공개경쟁 입찰 방식을 도입한 이후에도 20년 가까이 서울시 금고 유치에 성공했다.
우리은행은 2금고 유치에는 성공했으나 1금고는 신한은행이 차지해 자금 관리 규모가 대폭 줄어들게 됐다.
그간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중 서울시만 유일하게 한 곳의 은행을 지정하는 단수 금고제를 운영해왔다.
그러나 서울시가 내년부터 시금고로 2개의 은행을 선정하는 '복수금고'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중은행들이 이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은 1·2금고에 동시 지원했고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2금고에만 도전장을 냈다. 서울시는 은행 이외 상호금융도 2금고에 입찰할 수 있도록 했지만, 새마을금고나 신협 등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시중은행들이 서울시 금고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정부 교부금, 지방세, 기금 등을 끌어들일 수 있고 세출, 교부금 등의 출납 업무를 하며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공무원과 가족을 대상으로 영업해 부수적으로는 고객 확보 효과도 누릴 수 있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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