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아 사회성 결핍, 바소프레신 호르몬 부족 때문?

입력 2018-05-04 10:44   수정 2018-05-0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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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아 사회성 결핍, 바소프레신 호르몬 부족 때문?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자폐증의 가장 두드러진 증상의 하나인 사회성 결핍은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바소프레신(vasopressin)의 부족 때문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카렌 파커 정신의학·행동과학 교수 연구팀은 붉은털원숭이(rhesus monkey) 중 같은 무리에 잘 어울리지 못하는 원숭이는 다른 원숭이에 비해 바소프레신이 적으며 이 호르몬 부족은 자폐아에도 나타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영국의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과 사이언스 데일리가 3일 보도했다.
캘리포니아 국립영장류연구센터(CNPRC)에서 기르고 있는 붉은털원숭이 한 무리 중 다른 원숭이와 제일 어울리지 못하는 15마리와 아주 잘 어울리는 15마리를 마취해 뇌척수액에서 사회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두 가지 호르몬인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을 채취, 비교한 결과 사회성이 부족한 원숭이들이 다른 원숭이들에 비해 바소프레신이 30%가량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파커 교수는 밝혔다.
옥시토신 수치는 별 차이가 없었다.
붉은털원숭이들의 가장 중요한 사회활동인 다른 원숭이에 해 주는 털 고르기(social grooming)의 빈도를 바소프레신의 수치로 정확히 예측할 수 있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의 연구팀은 이어 다른 목적의 검사 때문에 뇌척수액이 채취된 자폐아 14명과 자폐아가 아닌 아이 7명의 뇌척수액을 얻어 바소프레신 수치를 비교해 봤다.
그 결과 자폐아의 바소프레신 수치가 다른 아이들보다 붉은털원숭이의 경우처럼 30% 정도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바소프레신과 옥시토신은 모두 뇌 시상하부의 신경세포에서 만들어지는 펩타이드 호르몬으로 부모의 보살핌, 친구 사이의 유대 관계 등 여러 형태의 사회적 기능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YNAPHOTO path='AKR20180504061500009_01_i.jpg' id='AKR20180504061500009_0101' title='[세브란스병원 제공=연합뉴스] ' caption='자폐스펙트럼장애(ASD) 아동 대상 '사회성증진프로그램'(SOcial Relationship Improvement, SORI)'/>

연구대상이 된 원숭이는 모두 수컷이었고 아이들 역시 모두 남성이었다. 자폐증은 여자아이보다는 남자아이에 빈발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앞으로 붉은털원숭이 암컷들을 대상으로 같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붉은털원숭이는 인간과 유전자의 90% 이상을 공유하고 있어 의학실험에 자주 이용되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최신호(5월 2일 자)에 실렸다.
sk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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