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은행 임원들이 환율조작 부정 저질러"…90일간 강제 인수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베네수엘라 검찰이 자국 통화인 볼리바르화 가치 하락을 획책했다는 이유로 최대 민간은행을 강제로 인수하고 임원을 무더기로 체포했다.
타렉 윌리엄 사브 베네수엘라 검찰총장은 3일(현지시간)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바네스코 은행의 최고경영자인 오스카 도발을 포함한 임원 11명을 체포하고 90일간 은행 경영에 개입하겠다는 내용의 수사결과를 발표했다고 AP,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사브 총장은 "은행 임원들이 베네수엘라 통화가치를 붕괴시킬 목적으로 일련의 부정을 저지르고 이를 숨긴 정황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범죄 조직이 콜롬비아와 파나마 등지에 주소를 둔 바네스코 계좌를 만들어 암시장 환율을 조작하기 위해 볼리바르화를 밀거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검찰은 이른바 환율조작 범죄와 관련해 지금까지 134명을 체포하고 1천380개의 계좌를 동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인에 거주하고 있는 바네스코 국제은행장 후안 카를로스 에스코테트는 트위터에 '부적절한 조치'라고 비난하면서 "곧바로 비행기를 타고 베네수엘라로 날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비판자들은 현 정권이 볼리바르화의 지속적인 가치 하락과 급등하는 물가에 대한 책임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야당의원인 카를로스 발레로는 트위터에서 "무책임한 정부가 볼리바르화 가치 붕괴에 대한 책임을 거부하더니 이제는 바네스코 은행을 공격한다. 위기를 더욱 조장하고 비극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야권 일각에서는 오는 5월 20일 조기 대선을 앞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정부가 대선 전 물가를 잡고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목적으로 민간 기업들을 탄압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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