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으로 근로자 수 감소한 결과…혁신 성과로 보기 어려워
전문가 "고용 유지하며 생산성 향상하도록 자원 효율적 배분해야"
(세종=연합뉴스) 정책팀 = 지난해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이 기록적으로 증가했으나 숙박 및 음식점업은 생산성이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6일 한국생산성본부(KPC)에 따르면 2017년 한국의 전산업 시간당 노동생산성지수(부가가치 기준)는 104.1을 기록해 전년보다 3.2% 높아졌다.
특히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지수는 108.3으로 1년 사이에 5.8% 상승했다.
제조업 노동생산성 지수 증가율은 2010년 7.2%를 기록한 후 작년이 최근 7년 사이에 가장 높았다.
제조업 내에서 업종을 세분하면 의료·정밀·광학기기(23.1%)와 기타운송장비(19.8%),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 및 통신장비(12.0%), 기계·장비(12.0%), 섬유·의복·액세서리·모피(7.1%), 1차 금속(6.1%) 등에서 노동생산성 향상이 두드러졌다.
한국생산성본부는 전반적으로 노동투입(근로자 수×근로시간)은 줄고 부가가치가 증가하면서 제조업의 생산성이 향상한 것을 분석했다.
전년과 비교한 제조업의 부가가치 증가율은 2016년 2.4%였는데 2017년 4.4%로 2.0% 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노동투입은 2016년에 0.03% 줄었고 2017년에는 그 감소율이 1.4%로 확대했다.
의료·정밀·광학기기의 경우 노동투입은 변하지 않았으나 부가가치가 증가해 노동생산성이 높아졌다.
기타운송장비의 경우 부가가치(-8.2%)가 감소했지만, 조선업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노동투입(-23.4%)이 더 큰 비율로 줄면서 노동생산성이 상승하는 효과를 냈다.
작년에 주택 경기가 호황을 보인 가운데 건설업의 노동생산성 지수는 7.2% 상승해 110.8을 기록했다. 상승률은 2009년 8.6%를 기록한 후 8년 만에 최대였다.
서비스업의 노동생산성지수는 101.9로 1.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숙박 및 음식점업은 노동생산성이 2016년보다 3.9% 하락했다.
노동투입은 1.8% 늘었으나 부가가치는 2.2% 감소했기 때문이다.
금융 및 보험업의 노동생산성이 8.4% 증가해 서비스업 전반의 생산성 하락을 간신히 막은 셈이다.
노동생산성지수는 '농업, 임업 및 어업'과 '공공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을 제외하고 산정한다.
작년에 제조업이나 전산업 노동생산성이 기록적으로 향상됐음에도 이를 생산 시스템 혁신의 성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서비스 분야는 일부를 제외하고 고질적으로 생산성이 좋지 않았다"며 "생산성이 주로 향상된 것은 제조업의 특정 산업이며 상당 부분은 노동 투입량이 줄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전체적인 고용이 유지되면서 생산성이 올라가야 한다"고 바람직한 모델을 제시한 후 "이를 위해서는 효율적인 자원 배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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