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 로힝야 난민 소녀, 폭우가 부른 산사태로 숨져

입력 2018-05-05 10:16  

'우려가 현실로' 로힝야 난민 소녀, 폭우가 부른 산사태로 숨져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로힝야족 난민 90만 명 이상이 수용된 방글라데시 난민촌에 본격적인 우기(雨期)가 찾아오면 산사태와 홍수로 인명피해가 날 것이라는 경고가 현실화했다.
5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전날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의 쿠투팔롱 난민촌에서 땔감을 구하러 인근 숲에 갔던 로힝야족 난민 소녀 아디바 베굼이 흙더미에 깔려 목숨을 잃었다.
난민촌이 위치한 방글라데시 남부 지역은 본격적인 몬순 시즌을 앞두고 최근 간헐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지반이 약해진 상태였다.
경찰에 따르면 아디바와 함께 숲에 갔던 다른 2명의 아이는 운 좋게 목숨을 건졌지만, 부상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쿠투팔롱을 비롯한 콕스바자르의 난민 수용소는 현재 수용 중인 인원이 90만 명을 넘는 세계 최대 규모다. 난민 대부분은 지난해 8월 미얀마군과 이슬람 반군 간 유혈충돌을 피해 국경을 넘어온 로힝야족이다.
짧은 기간에 워낙 많은 난민이 유입된 탓에 이 난민촌의 거주 시설은 매우 열악하고 위태롭다.



대나무와 비닐 등으로 얼기설기 지은 임시 주거시설은 민둥산 꼭대기부터 비탈을 거쳐 저지대까지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본격적인 우기가 찾아오면 이 시설들이 산사태나 홍수에 무방비로 노출될 것이라는 게 구호단체의 우려다.
유엔난민기구(UNHCR)도 컴퓨터 시뮬레이션 자료를 토대로 우기에 대략 10만 명의 난민이 산사태 또는 홍수 피해를 볼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방글라데시 정부도 위험지역에 거주하던 난민을 안전한 곳으로 이주시키고 있다.
방글라데시와 인접한 미얀마 서부 라카인 주에서는 지난해 8월 미얀마 군경의 로힝야족 반군 토벌작전 와중에 수천 명이 살해됐고 70만 명에 이르는 난민이 방글라데시로 도피했다.
난민들은 정부군이 성폭행과 방화, 고문 등을 무기로 자신들을 국경 밖으로 몰아냈다고 주장했고, 유엔 등 국제사회는 이런 미얀마군의 행위를 '인종청소'로 규정했다.
미얀마와 방글라데시는 지난해 11월 난민 전원을 2년 이내에 송환하기로 합의하고 올해 1월 난민 송환을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로힝야족 난민 대부분은 신변 안전과 시민권이 보장되지 않는 한 미얀마로 돌아가지 않겠다며 송환을 거부하고 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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