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중국군이 동아프리카 지부티의 첫 해외 군사기지에서 레이저 공격을 하는 것으로 의심돼 미군이 '레이저 공격 주의보'를 발령한 데 대해 중국이 강력하게 반발했다.
중국 국방부는 5일 미군의 주의보 발령 조치에 대해 기자 문답 형식을 통해 "미국 정부의 주장은 사실에 완전히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국방부는 이어 "중국은 이미 정부채널을 통해서 미국 측에 사실과 다른 비난에 대해 반론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은 일관되고 엄격하게 국제법과 주재국(지부티)의 법률을 준수하고 있다"며 "또 지역의 안전과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이미 (미국의 항의에 대해) 성실히 조사를 진행해 미국 측에 명확하게 조사 결과를 통보했다"면서 "미국의 주장은 사실과 완전히 다르다"고 레이저 공격과 관련한 의혹을 부인했다.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3일 미군이 최근 항공기 조종사들에게 "지부티의 중국군 기지에서 불과 750m 떨어진 곳에서 고출력 레이저 발사 등이 수차례 있었다"며 "이 지역을 지날 때는 극도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공지했다고 보도했다. 관련 공지는 실제 미국 연방항공협회 웹사이트에도 게재됐다.
영국의 군사 전문매체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JDW) 역시 지난달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를 인용해 "지부티의 중국 주둔군이 기지 내 또는 선상에서 고출력 레이저를 사용해 항공기 조종사의 눈을 일시적으로 멀게 하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군은 지난해 8월부터 동아프리카의 전략 요충지인 지부티에 첫 해외 군사기지를 건설해 운영하고 있으며, 이 기지는 미군 기지와 인접해 있다.
이번 논란에 대해 중국 군사전문가인 저우천밍(周晨鳴)은 "레이저는 아마 새들을 쫓거나 스파이 드론을 파괴하기 위해 사용됐을 것"이라며 "중국군과 미군 기지가 너무 가까워 양측의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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