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망언제조기'로 불리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성희롱 의혹을 받는 재무성 차관을 두둔하는 발언을 또다시 해 비판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5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아소 부총리는 전날 방문지인 필리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후쿠다 준이치(福田淳一) 전 재무성 차관의 성희롱 논란과 관련해 "성희롱죄라는 죄는 없다. 살인이나 강제추행과는 다르다"라고 말했다.
후쿠다 전 차관의 편을 들며 자신에 대한 사퇴 요구를 일축한 것이다.
후쿠다 전 차관은 차관 재직 중 TV아사히의 여기자에게 "키스해도 되냐", "가슴을 만져도 되냐" 등의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것이 녹취 파일과 함께 주간지 보도를 통해 드러나며 지난 24일 사임했다.
그는 녹취 파일이 공개됐음에도 "여성 기자들과 회식을 한 기억이 없다"로 모르쇠로 일관했고, 아소 부총리는 줄곧 후쿠다 전 차관의 편을 들어왔다.
아소 부총리가 수장인 재무성은 야권의 징계 요구에도 후쿠다 전 차관을 '파면'이 아닌 '사임'처리했고, 뒤늦게 정직 징계를 해 퇴직금을 깎겠다면서도 그 사유로는 성희롱이 아닌 '행정에 대한 신뢰 실추'를 들었다.
아소 부총리는 후쿠다 전 차관에 대한 정직 방침에 대해 "공무원에 대해 (타인에 대한) 민폐나 품위의 손상이라는 의미에서 처분을 하기로 한 것"이라고 두둔하며 성희롱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어 지난 27일 재무성 차원의 조사를 돌연 중단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도 "아무리 (조사결과가) 정확하더라도 편중된 조사라는 지적을 받을 것"이라며 "(후쿠다 전 차관) 본인이 부정하는 이상 재판이나 (당사자 간) 합의로 가게 될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후쿠다 전 차관의 성희롱 논란과 관련해 아소 부총리가 망언에 가까운 발언을 하며 가해자를 두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달 후쿠다 전 차관의 사임을 발표할 때 "(후쿠다 전 차관이) 속아서 문제 제기를 당한 것 아니냐는 등의 의견이 세상에 있다"고 말했고, 보도를 통해 의혹이 처음 제기된 직후 기자들 앞에서 "담당을 남성기자로 바꾸면 될 뿐"이라며 남녀 차별적인 발언을 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아소 부총리의 이런 발언 내용이 알려질 때마다 여론의 비판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후쿠다 전 차관의 성희롱 자체에 대한 비판뿐 아니라 재무성의 대처나 성희롱에 대한 아소 부총리의 인식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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