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하이센스, 작년 2∼3배 판매 확대…1위 삼성은 마이너스 성장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전세계 TV 시장에서 60인치 이상 대형 제품의 비중이 급격히 커지는 가운데 특히 중국 업체들이 빠른 속도로 판매를 늘리면서 선두권 진입을 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LG전자가 '초대형·초고화질'의 프리미엄 전략으로 맞서고 있으나 기술 격차가 줄어드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이 거대한 내수시장과 가격경쟁력 등을 무기로 맹추격하고 있어 자칫 추월을 허용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6일 업계와 글로벌 IT전문 시장조사업체인 IHS마켓 등에 따르면 지난해 60인치 이상 TV 판매 대수는 총 1천468만대로, 전년에 비해 26.3%나 증가했다.
특히 60인치대가 1천264만대로 23.4%의 증가한 데 비해 70인치대(190만7천대)와 80인치대(12만2천대)는 각각 47.0%와 82.1%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TV 크기와 시장 성장세가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0인치 이상 대형 TV 시장 규모는 올해 1천957만5천대로 2천만대에 육박하는 데 이어 ▲ 2019년 2천426만8천대 ▲ 2020년 2천981만4천대 ▲ 2021년 3천345만1천대 ▲ 2022년 3천726만5천대 등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30인치대의 소형, 40∼50인치대의 중형 시장이 사실상 '성장 정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앞으로는 60인치 이상 대형 시장을 잡는 기업이 TV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초 각각 QLED와 올레드(OLED) TV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65인치 이상 초대형 제품 라인업을 강화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지난해 60인치 TV시장의 성장세를 주도한 중국계 업체들이 올해 들어서도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TV시장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두 '메이드 인 코리아'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양상이다.
대만 훙하이(鴻海) 그룹에 넘어간 샤프는 지난해 무려 190.6%의 판매증가율을 기록했다. 중국 하이센스와 TCL, 콩카도 지난해 60인치 이상 판매가 전년 대비 각각 99.8%와 131.4%, 82.4%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오히려 전년보다 6.5% 줄었고, LG전자는 39.1% 증가했지만 중국 업체들과의 격차는 줄어들었다.
삼성·LG전자가 1,2위 자리를 지키긴 했지만 '톱 10' 가운데 3위에 오른 소니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중국계 업체였다. 특히 이들 4∼10위 업체의 판매 대수 합계는 555만4천700대로, 삼성·LG전자(합계 603만8천800대)에 근접했다.
업계 관계자는 "BOE 등 중국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이 60인치 이상 TV에 유리한 10세대 생산라인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면서 중국 TV 메이커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국내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10세대 패널 준비가 늦어 TV 시장에서 추월 우려는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그러나 "중국계 업체들은 내수시장이 워낙 넓기 때문에 성장세가 가파른 것"이라며 "우리 업체와의 기술 격차는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표] 60인치 이상 TV 제조사별 판매량 추이(단위 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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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2016│2017│성장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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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 4,092.8│ 3,825.5│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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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1,590.9│ 2,213.3│ 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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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 1,196.5│ 1,703.0│ 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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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 │ 579.4│ 1,683.7│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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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센스 │ 614.7│ 1,228.5│ 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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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오│ 1,235.0│ 821.8│ -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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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L │ 262.2│ 606.7│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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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워스│ 420.4│ 468.9│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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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홍 │ 363.0│ 424.2│ 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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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카 │ 175.9│ 320.9│ 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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