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와중 중국 민항총국이 외국 항공사들에 공문 보내 파문
백악관 성명 "트럼프, 중국 공산당 시도에 맞설 것"…미중간 전선 확대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중국 항공당국이 외국 항공사들의 대만, 홍콩, 마카오 표기에 대한 수정을 요구하고 나서자 미국 정부가 "전체주의적 난센스"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백악관이 직접 성명을 내고 중국 측의 이번 조치를 맹비난하는 등 양국 간 무역전쟁 와중에 전선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백악관은 5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에서 중국에 의해 시도되는)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에 반대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의 '정치적 올바름'을 미국 기업과 시민들에게 강요하려는 중국 공산당의 시도에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민항총국(CAAC)이 지난달 25일 다수의 미국 항공사를 비롯한 36개의 외국 국적 항공사들에 공문을 보내 중국 공산당 기준과 달리 대만, 홍콩, 마카오가 중국과 별개의 국가인 것처럼 인식될 수 있는 홈페이지 및 홍보 자료상의 표현들을 삭제하라고 요구한 데 따른 반발이다.
대만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독립 국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과거 영국과 포르투갈 식민지였던 홍콩과 마카오는 중국에 반환되고 나서는 '일국양제' 방침에 따라 중국에 속한 특별행정구역으로 관리·운영되고 있다.
다만 상당수 항공사는 승객들이 대만, 홍콩, 마카오를 '중국 본토'와는 다른 '지역'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 지역을 중국 본토와 다른 항목으로 분류해왔다.
백악관은 "이는 전체주의적 난센스이자, 중국 공산당이 미국 시민과 사기업들에 자신들의 정치적 관점을 점점 더 강요해 나가려는 추세의 일환"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의 인터넷 탄압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며 "자국의 검열과 '정치적 올바름'을 미국 등 자유진영 세계에까지 전파하려는 시도는 거부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기업들이 미국에서나 해외에서나 그들의 고객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것을 존중한다"며 "이러한 존중은 건강한 세계 시장을 위해서도 필수적인 요소"라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미국은 중국이 사기업들의 공개적 자료에 정치적 성격을 띤 특정 용어를 사용하도록 강요하려고 시도하는 데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며 "미국 항공사와 시민들을 협박하고 강압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중국 당국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미국 무역대표단은 지난 3∼4일 중국을 방문해 무역 갈등 현안과 관련해 중국 측과 협상을 벌였으나 양국 통상 갈등의 요인이 됐던 무역 불균형, 첨단기술 등 핵심 사안에서 대타협을 이루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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