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권, 미국의 이전 결정에 반발…이스라엘 "대가 치를 준비"
가자에선 유혈사태 지속…트럼프, 개관식 참석 여부 중대변수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을 약 1주일 앞두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오는 14일 이스라엘 건국 70주년을 맞아 예루살렘 대사관 개관식을 열 계획이다.
이스라엘은 미국대사관 이전을 "역사적 결정"이라며 반기고 있지만, 가자지구 폭발사건 등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이 커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아비그도르 리버만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5일 현지 TV와 인터뷰에서 예루살렘 미국대사관 개관에 대해 "역사적이고 중요하며 극적인 결정"이라고 말했다고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가 전했다.
리버만 장관은 "어떤 것도 공짜가 없다. 예루살렘에서 미국 대사관을 오픈하게 되면 대가를 치러야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럴 가치가 있다"며 "우리는 대가를 치를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 대사관 이전을 둘러싼 아랍권 등 국제사회의 반발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작년 12월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대사관을 이전하겠다고 발표한 뒤 아랍권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반감이 커졌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은 지난 1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만나 "미국은 정직한 평화중재자로서 역할을 포기했다"고 비판했다.
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을 미래의 자국 수도로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동에 따른 유혈사태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4일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경계의 분리장벽 부근에서 시위하다가 이스라엘군의 발포 등으로 400여 명이 다쳤다.
그 다음 날인 5일에는 가자지구에서 폭발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대원 6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개탄스러운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스라엘군은 그동안 하마스가 어린이 등을 앞세워 가자지구 시위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이스라엘군과 하마스 간 앙금은 쌓일 대로 쌓인 상황이다.
예루살렘 대사관 개관식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참석 여부도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 이전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개관식에) 내가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다면 이달 15일까지 예정된 가자지구 시위가 더 격화할 수 있다.
현재까지 예루살렘 미국대사관 개관식에는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과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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