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국장 후보, 사퇴 고려했다가 '트럼프 힘싣기'에 완주 결정

입력 2018-05-07 06:19  

CIA국장 후보, 사퇴 고려했다가 '트럼프 힘싣기'에 완주 결정
과거 '고문논란' 부담에 용퇴 검토…트럼프·핵심참모들 지지 의사에 없던 일로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물고문 개입 전력으로 야당의 사퇴 압박을 받는 지나 해스펠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후보자가 한때 후보직 사퇴를 고려했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의 지지 의사를 확인하고 완주하기로 했다고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AP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AP는 2명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 해스펠이 인준 청문회 과정에서 고문논란 탓에 자신과 CIA의 평판이 나빠질 가능성을 들어 후보직에서 스스로 물러날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WP도 4명의 정부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해스펠이 지난 4일 백악관에 불려가 테러 용의자 물고문과 같은 CIA의 심문 프로그램에 관해 설명했고, 국장 후보에서 사퇴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해스펠은 상원의 인준 청문회가 혹독하게 진행돼 CIA와 자신의 평판에 타격을 줄 가능성을 백악관이 피하려면 사퇴할 용의가 있다고 일부 백악관 관계자들에게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해스펠은 최근 보훈부 장관에 지명됐다가 자질 논란 속에 낙마한 로니 잭슨 전 백악관 주치의의 사례를 우려하면서 "로니 잭슨 다음이 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이런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란 마크 쇼트 의회담당 수석보좌관과 세라 샌더스 대변인 등 백악관 핵심참모들이 5일 오후 늦게 해스펠의 CIA 사무실로 달려왔다. 이들은 해스펠을 상대로 몇 시간 동안 의회 인준을 우려할 필요가 없으며 후보직을 지켜야 한다는 점을 설득했다고 한다.
특히 당시 댈러스를 방문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보고받고 참모들에게 전화를 걸어 '해스펠 카드'를 밀어붙이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했으며, 해스펠은 후보직 유지에 동의했다고 WP는 전했다.
AP도 해스펠이 트럼프 대통령의 확실한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을 전해 들었으며, 국장 후보에서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해스펠의 사퇴 검토 논란은 이틀 만에 완전히 정리된 분위기다.
라지 샤 백악관 부대변인은 6일 성명에서 "해스펠은 대단히 자격을 갖춘 후보자"라며 "그의 (CIA 국장) 지명이 당파적인 비난가들 때문에 틀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도 전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CIA를 이끌 첫 여성으로 30년 넘은 CIA 베테랑인 해스펠보다 더 자격 있는 사람은 없다"면서 "여성의 권한과 국가 안보를 지지한다고 주장하면서 그의 지명을 반대하는 민주당 인사들은 완전한 위선자"라고 말했다.
1985년 CIA에 입부한 해스펠은 비밀공작과 테러 대응 분야에서만 근무한 '정통 스파이'로 영국 지부장, 중남미 지국장 등을 거쳤고 '스파이 총책'인 국가비밀공작처(NCS)와 대테러 센터 등을 이끌었다.
이런 경력 때문에 군과 안보 관계자들, 외교관 등은 해스펠을 정보기관 수장에 최고의 적임자로 지지하지만, 인권 단체 등에서는 물고문 전력 등을 들어 의회에 인준 부결 압력을 넣고 있다.
lesl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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