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병수발하다 어제 왔는데" 양주 폭발현장 안타까운 사연

입력 2018-05-07 16:29   수정 2018-05-07 18:11

"이웃 병수발하다 어제 왔는데" 양주 폭발현장 안타까운 사연
LP가스 누출 추정 폭발사고로 2명 사망…집 4채 무너져




(양주=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왜 하늘은 항상 착한 사람만 먼저 데려가는지…"
7일 오전 LP가스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가 난 경기도 양주시 봉양동 주택가 현장에서 60대 여성의 시신이 119구조대의 들것에 실려 나오자 울음소리가 그치질 않았다.
숨진 김모(68·여)씨와 친자매처럼 가까이 지냈다는 박양화(62·여)씨는 "병수발을 해주느라 병원에서 지내다가 어젯밤에 잠깐 집에 왔다고 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느냐"며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박씨에 따르면 남편과 함께 살던 김씨는 최근 약 열흘간을 병원에서 먹고 자는 생활을 했다.
이웃 중에 허리를 다친 사람이 있어 못 움직이게 되자 병간호에 나선 것이다.
그만큼 숨진 김씨는 "주변 사람을 자신처럼 돌보던 사람"이라는 게 이웃들의 증언이다.
그러나 김씨는 자신이 간호하던 환자의 퇴원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어젯밤에 집에 왔다가 변을 당했다. 사고 당시 김씨의 남편은 아침에 일을 나가 집에 없었다.
이웃 주민 A(89·여)씨도 김씨 소식을 전해 듣고 "착해도 너무 착했다"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훔쳤다.
A씨는 "큰 소리가 나서 무슨 일이 났을 줄을 알았지만, (김씨가) 죽다니 이게 무슨 일인 줄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10여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살던 작은 마을에서 사고가 나 2명이 숨지면서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숨진 김씨의 이웃집에 살던 이모(58)씨도 폭발로 건물 잔해물이 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이 폭발사고로 김씨와 이씨의 집 두 채가 완전히 무너지고 이웃집 2채가 부서졌으며, 차량 2대도 파손됐다.
박씨는 "화산이 폭발한 줄 알았고 너무 깜짝 놀랐다"면서 "지금까지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믿지 못하겠다"고 심경을 전했다.

suk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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