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서 취임식…교육·보건 등 최우선 국정과제로 꼽아
취임식 뒤 내각 일괄 사퇴…푸틴, 메드베데프 총리로 재지명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네 번째 임기의 대통령직에 공식 취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정오부터 모스크바 크렘린궁 대(大)궁전의 안드레옙스키 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면서 4기 임기를 시작했다.
푸틴 대통령은 단상에 놓인 헌법에 오른손을 얹고 "대통령 임무를 수행하면서 인간과 러시아인의 권리와 자유를 존중하고 수호하며, 헌법을 준수하고 보호하며, 국가의 주권과 독립·안보와 통일성을 수호하겠다"고 선서했다.
뒤이어 발레리 조르킨 헌법재판소 소장이 푸틴 대통령의 취임을 선포했다.
푸틴 대통령은 취임 선서 뒤 이어진 연설에서 "국민과 국가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러시아의 평화적이고 번영하는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을 자신의 임무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모든 국가와의 평등하고 상호 유익한 협력을 지지한다"면서 "러시아의 안보와 국방은 안전하게 확보돼 있으며 앞으로도 이 문제에 지속해서 필요한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부 문제, 즉 가장 시급한 (국가)발전 과제 해결과 경제·기술적 도약, 미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모든 가능성을 이용해야 한다"면서 "새로운 삶의 질, 복지, 안전, 보건 등이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이고 우리 정책의 중심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정 최우선 과제로 교육, 보건, 출산 문제 등을 꼽았다.
약 12분 간의 취임 연설이 끝나자 크렘린궁 성벽 근처에선 30발의 축포가 울려 퍼졌다.
푸틴은 취임식장 앞쪽에 있던 키릴 총주교,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前) 독일 총리,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 등과 악수한 뒤 취임식장을 떠났다.
정부 인사, 상하원 의원, 외국 외교관, 군 지도부, 문화예술계 인사 등 6천여 명의 하객들은 푸틴에게 힘찬 박수를 보냈다.
푸틴은 실내에서 거행된 취임식을 마치고 밖으로 나와 광장에 도열한 대통령 근위대의 사열을 받았으며, 뒤이어 광장에 집결한 친(親)크렘린계 정치단체 회원 등 1천500여 명의 지지자들 가운데 청년 봉사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전용차에 올라 취임식장을 떠났다.
푸틴은 이날 이동을 위해 '세나트-리무진'으로 명명된 598마력의 신형 러시아제 전용차를 이용했다.
2000~2008년 4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총리로 물러났다가 2012년 6년으로 늘어난 임기의 대통령직에 복귀했던 푸틴은 지난 3월 대선에서 76.69%의 지지율로 승리하며 4기 집권에 성공했다. 이로써 그는 오는 2024년 5월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됐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 뒤 메드베데프를 새 내각 총리로 재지명하고 하원에 임명 동의를 신청했다.
이에 앞서 메드베데프 총리와 9명의 부총리, 22명의 장관 등은 일괄 사퇴서를 제출했었다.
하원은 8일 총리 임명 동의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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