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부검에서 위 내용물 나와 아사 가능성 크지 않다"
타살 흔적 없어…직업·병력·치료기록 파악에 주력
(구미=연합뉴스) 박순기 최수호 기자 = 경북 구미시 한 원룸에서 20대 아빠와 아들로 추정되는 2살짜리 아기가 숨져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8일 경북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2시 30분께 구미시 한 원룸에서 A(29)씨와 생후 16개월 정도의 아기가 숨진 채 발견됐다.
원룸 관리업체 직원이 월세 두 달 치가 밀려 찾아갔다가 이상한 냄새가 나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원룸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방안에 A씨와 아기가 나란히 누워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두 시신을 부검한 결과 타살 흔적이 없고, 원룸에 외부인이 침입한 흔적도 없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시신 부패 상황으로 미뤄 숨진 지 1주일가량 지났고, 발육 상태로 미뤄 아기는 생후 16개월 정도 된 것으로 추정했다.
아기는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구미보건소 신생아 전산망에 등록되지 않았다.
발견 당시 A씨와 아기는 매우 야위어 있어 A씨가 병을 앓다가 숨지고 아기는 굶어 숨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집안에서 음식물을 조리해 먹은 흔적이 없는 점도 이런 추정을 뒷받침했다.
경북경찰청 수사 관계자는 "부검결과 두 사람의 위에서 내용물이 나와 아사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위 내용물과 독극물 등에 관한 최종 부검결과는 15일에서 한달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수사 관계자는 덧붙였다.
원룸에 사는 이웃 주민은 "평소 (A씨가) 많이 아파 보였다. 얼굴이 핼쑥해 아픈 사람이란 걸 쉽게 알 수 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사실혼 관계였던 아내와 수개월 전에 헤어진 후 혼자 아들을 데리고 생활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에 사는 A씨 부모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이 20살 때 집을 나가 지금까지 연락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A씨는 주소를 대구에 둬 구미시에 기초생활 수급과 의료비 지원 등 복지 혜택을 받기 위한 서류를 신청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A씨의 진료와 휴대전화 기록, 원룸 안팎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A씨 직업과 관련자들을 파악하는 한편 숨진 아기가 A씨의 친자식인지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 검사도 하기로 했다.
원룸은 A씨와 헤어진 여성 명의로 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봉철 구미경찰서 수사과장은 "타살 흔적은 없고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추정만 할 뿐"이라며 "A씨 병력과 치료기록, 헤어진 여성의 연락처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29세 아빠와 16개월 아들, 원룸서 숨진 채 발견
parksk@yna.co.kr,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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