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내일 총선…독립후 61년만에 첫 정권교체 일어날까
현지 전문가들 "여권연합, 접전끝 신승 가능성 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말레이시아가 내일 하원(222석)과 주의회(587석) 의원을 뽑는 총선을 실시한다.
8일 일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각 정당은 투표 전날인 이날까지도 막바지 선거운동에 사력을 다 하고 있다.
이번 선거의 승패는 인구의 절반 이상(50.1%)을 차지하는 말레이계의 표심을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판가름날 전망이다.
말레이계는 '부미푸트라'로 불리는 말레이계 우대 정책을 고수해 온 집권여당연합 국민전선(BN)의 텃밭이지만,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지지층 이반 현상을 보여 왔다.
여기에는 BN을 이끄는 나집 라작 현 총리가 국영투자기업 1MDB에서 수조원대의 나랏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나집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다 BN에서 축출된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총리가 야권에 합류한 것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근대화를 이끈 국부(國父)란 이미지로 대중적 인기를 누려 온 마하티르 전 총리는 작년 말 신야권연합 희망연대(PH)의 총리 후보로 추대된 이래 야권의 선거운동을 지휘하며 말레이계의 표를 분산시키려고 시도해 왔다.
변화를 바라는 유권자들의 열망과 부미푸트라 정책으로 차별을 받아 온 중국계(22.6%)와 인도계(6.7%)의 반발 역시 심상치 않다.
결과적으로 이번 총선은 1957년 독립 이후 유례를 찾기 힘든 접전 양상으로 전개돼 사상 첫 정권교체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YNAPHOTO path='PAP20180507147601848_P2.jpg' id='PAP20180507147601848' title='' caption='2018년 5월 7일 차기 총선을 앞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시내에서 한 현지인 여성이 집권여당연합 국민전선(BN)의 깃발 옆을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현지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에서도 BN이 승리해 정권을 재창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나집 총리와 측근의 부패 의혹은 논란이 처음 불거진 때로부터 3년이란 시간이 흐른 탓에 이번 선거에선 핵심 쟁점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게리맨더링'(자의적 선거구 획정) 성격이 강한 선거구 개정과, 야권이 승리하면 부미푸트라 정책이 폐지돼 경제적·정치적 하층민으로 전락할 것이란 말레이계의 불안 등도 여권에 유리한 고지를 제공하고 있다.
이슬람계 정당인 범말레이시아이슬람당(PAS)이 근본주의 성향 때문에 다른 야당과 갈등을 빚다가 야권연대에서 이탈해 야권의 표를 분산시키고 있는 것도 야권의 승리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이런 정황 탓에 말레이 야권은 득표율에서 앞서고도 정권교체에는 실패하는 결과를 맞을 공산이 크가는 관측이 나온다.
BN은 수십년간 압도적 득표력을 과시했지만 2008년 총선에서 야당의 도전에 3분의 2 의석이 처음으로 무너졌다. 2013년 총선에선 과반수 의석(222석 중 133석)을 얻고도 득표율에선 47%로 야권(50%)에 뒤지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현지 전문가들 "여권연합, 접전끝 신승 가능성 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말레이시아가 내일 하원(222석)과 주의회(587석) 의원을 뽑는 총선을 실시한다.
8일 일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각 정당은 투표 전날인 이날까지도 막바지 선거운동에 사력을 다 하고 있다.
이번 선거의 승패는 인구의 절반 이상(50.1%)을 차지하는 말레이계의 표심을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판가름날 전망이다.
말레이계는 '부미푸트라'로 불리는 말레이계 우대 정책을 고수해 온 집권여당연합 국민전선(BN)의 텃밭이지만,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지지층 이반 현상을 보여 왔다.
여기에는 BN을 이끄는 나집 라작 현 총리가 국영투자기업 1MDB에서 수조원대의 나랏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나집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다 BN에서 축출된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총리가 야권에 합류한 것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근대화를 이끈 국부(國父)란 이미지로 대중적 인기를 누려 온 마하티르 전 총리는 작년 말 신야권연합 희망연대(PH)의 총리 후보로 추대된 이래 야권의 선거운동을 지휘하며 말레이계의 표를 분산시키려고 시도해 왔다.
변화를 바라는 유권자들의 열망과 부미푸트라 정책으로 차별을 받아 온 중국계(22.6%)와 인도계(6.7%)의 반발 역시 심상치 않다.
결과적으로 이번 총선은 1957년 독립 이후 유례를 찾기 힘든 접전 양상으로 전개돼 사상 첫 정권교체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YNAPHOTO path='PAP20180507147601848_P2.jpg' id='PAP20180507147601848' title='' caption='2018년 5월 7일 차기 총선을 앞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시내에서 한 현지인 여성이 집권여당연합 국민전선(BN)의 깃발 옆을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현지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에서도 BN이 승리해 정권을 재창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나집 총리와 측근의 부패 의혹은 논란이 처음 불거진 때로부터 3년이란 시간이 흐른 탓에 이번 선거에선 핵심 쟁점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게리맨더링'(자의적 선거구 획정) 성격이 강한 선거구 개정과, 야권이 승리하면 부미푸트라 정책이 폐지돼 경제적·정치적 하층민으로 전락할 것이란 말레이계의 불안 등도 여권에 유리한 고지를 제공하고 있다.
이슬람계 정당인 범말레이시아이슬람당(PAS)이 근본주의 성향 때문에 다른 야당과 갈등을 빚다가 야권연대에서 이탈해 야권의 표를 분산시키고 있는 것도 야권의 승리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이런 정황 탓에 말레이 야권은 득표율에서 앞서고도 정권교체에는 실패하는 결과를 맞을 공산이 크가는 관측이 나온다.
BN은 수십년간 압도적 득표력을 과시했지만 2008년 총선에서 야당의 도전에 3분의 2 의석이 처음으로 무너졌다. 2013년 총선에선 과반수 의석(222석 중 133석)을 얻고도 득표율에선 47%로 야권(50%)에 뒤지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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