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메니아의회, 파시냔 총리 선출…반정부 시위로 총리 몰아낸 지 보름만에
수도 곳곳 '벨벳혁명 성공'에 환호…파시냔 "부패 추방"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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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남(南)캅카스 국가 아르메니아가 '벨벳혁명'으로 '예레반의 봄'을 열었다.
아르메니아의회는 8일(현지시간) 야권 연대 '탈출구 연합'의 니콜 파시냔(42)을 새 총리로 선출했다.
파시냔 의원은 이날 표결에서 찬성 59표를 얻었다. 반대는 42표로 나타났다.
반정부 시위로 제1당의 세르지 사르키샨(63) 총리가 사임한 지 보름만이다.
표결에 앞서 파시냔 의원은 "내가 총리로 선출된 후 첫 업무는 나라에 정상적인 일상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아르메니아에 부패는 없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정치탄압의 시대와 완전히 이별했다"고 말했다.
파시냔 의원은 자신이 주도한 반정부 시위로 지난달 23일 사르키샨 전 총리를 권좌에서 몰아내고 총리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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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시냔 의원은 이달 1일에 이어 두 번째 표결 시도에서 총리로 선출됐다.
일주일 전 제1당 공화당은 유일 후보 파시냔에 반대표를 던져 총리 선출을 무산시켰다.
의회 표결 후 예레반 중앙 공화국광장과 도심 곳곳으로 성난 시민들이 쏟아져 나와 수도가 거의 마비됐다.
아르메니아인들은 반정부 시위 쫓겨난 총리가 이끈 정부가 시민혁명에 역행하려 한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공화당은 하루만에 성난 여론에 무릎을 꿇고, 일주일 후 총리 선출을 다시 시도하겠다고 발표했다.
수도 예레반의 공화국광장은 전날 밤부터 파시냔의 지지자들이 모여 '시민혁명'의 성공을 축하하며, '예레반의 봄'을 반겼다.
이날 파시냔이 총리로 선출되자 시민들은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며 평화적인 시위로 일궈낸 '벨벳혁명'의 승리에 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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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290만의 아르메니아에서는 지난달 중순 공화당과 '보스' 사르키샨의 '권력 연장'에 반발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사르키샨 전 총리는 대통령직을 연임한 후 지난달 초 퇴임했지만 8일만에 내각제 첫 총리로 선출되며 1인자 자리에 복귀했다.
파시냔 의원은 지지자들과 함께 사르키샨 총리 선출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지난달 17일 사르키샨이 의회에서 새 총리로 선출되자 예레반의 공화국광장에만 4만명에 이르는 시위 참가자가 운집했다.
사르키샨 총리 선출에 대한 반대로 시작된 시위는 고질적인 부패와 경제난 등 실정 전반에 대한 불만으로 폭발했으며, 시위 지역도 규므리, 아라라트, 바나조르 등 전국으로 확산했다.
특히 국부를 장악한 소수 재벌, 즉 '올리가르히'와 이에 결탁한 정치권에 환멸을 느끼며 높은 실업률에 허덕이는 젊은 세대가 이번 반정부 시위에 앞장섰다.
사르키샨 전 총리는 결국 23일 "내가 틀렸고 파시냔이 옳았다"고 말하며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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