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방중에 절차 간소화용, 용감한 지도자 과시 등 다양한 해석
조부 김일성 주석처럼 항공기 이용 전방위 외교 나설 가능성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번 방중에서 첫 방중 때와 달리 전용기를 이용한 것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8일 중국중앙(CC)TV와 신화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전용기를 타고 다롄을 방문해 이날까지 머물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한반도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말 중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에는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처럼 전용열차를 이용했지만, 이번에는 전용기를 이용해 다롄을 전격 방문했다.
특히 이번 방문은 전용기를 이용한 김정은 위원장의 첫번째 해외방문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이번 다롄 방문이 지난번 베이징 방문 때와는 달리 갑작스럽게 이뤄진 만큼, 방문시간을 단축하는 동시에 경호와 의전 등 복잡한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일부에서 나온다.
두려움을 모르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과시하기 위한 통치 스타일과 연관이 있다는 해석도 있다.
납치나 폭발 등 사고에 대한 불안감으로 비상시 대처가 유리한 열차를 선호한 것으로 알려진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비행기를 꺼리지 않는 '젊은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염두에 뒀다는 얘기다.
한반도 운명의 물줄기를 바꿀 북미정상회담의 역사적 무대로 싱가포르가 다시 부상하자 이에 대한 대비 차원에서 항공기를 이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심 표명 속에서 판문점이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낙점될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미국 관료들의 강력한 반발 등으로 판문점 카드는 점차 밀려나는 분위기다.
대신 외교적 중립지역으로서 과거 북미 비공식 접촉이 이뤄졌고, 두 정상의 이동과 신변 안전·경호, 언론 접근성 등 여러 면에서 인프라가 잘 갖춰진 싱가포르가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부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위원장이 전용기를 타고 지방 시찰에 자주 나서는 등 국내에서는 항공기 이용 경험이 많지만, 평양에서 싱가포르의 거리는 4천700㎞에 달해 국내 항공기 이용 때와는 비교할 수조차 없다.
비록 평양에서 다롄까지 거리가 360㎞가량으로 멀지 않지만, 해외 방문 때 전용기를 이용했다는 것은 싱가포르 방문을 위한 경험 축적 면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 위원장이 조부 김일성 주석처럼 항공기를 이용한 전방위 외교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김일성 주석은 항공기를 이용해 옛 소련을 수차례 방문해 이오시프 스탈린, 미하일 고르바초프 서기장 등을 만났다. 폴란드, 동독, 체코, 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들과 인도네시아 등 제3세계 국가들을 방문할 때도 항공기를 이용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를 통해 북한을 국제사회에 개방하기로 마음먹었다면 개혁개방에 필요한 외국의 지원과 투자 유치 등을 위해 활발한 외교 활동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전용기를 전면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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