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전서 9회 조상우 직구 때려 투런포로 대역전승 신호탄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태어나서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절 포함해 홈런을 처음 쳐봤습니다."
한화 이글스 신인 내야수 정은원(18)이 야구 인생에서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홈런을 쐈다.
야구 이력에서 첫 대포를 프로 무대에서 터뜨리고 KBO리그 역대 최초의 '밀레니엄 출생 선수'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정은원은 8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방문경기에서 6-9로 끌려가던 9회초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갔다.
6회말 2루 대수비로 교체 투입했던 정은원은 3볼-1스트라이크에서 넥센 마무리 조상우의 시속 152㎞ 직구를 때려 구장 가운데 담을 훌쩍 넘겼다.
프로 데뷔 첫 안타를 비거리 125m 투런포로 장식한 정은원이다.
상인천중과 인천고를 졸업하고 2018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 지명을 받고 한화에 입단한 정은원은 고교 시절 유격수로 활약했다.
올해는 주로 대수비와 대주자로 뛰었고 이날 경기 전까지 7경기에 출전해 5타수 무안타 1득점만을 기록 중이었다.
2000년 1월 17일생인 정은원은 1982년 출범한 KBO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2천 년대에 태어나 홈런을 친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올해 입단한 신인 중 정은원보다 앞서 홈런을 때린 건 강백호(19·kt)가 유일했다.
강백호는 1999년 7월 29일생이다.
한화는 정은원의 홈런으로 1점 차로 따라간 뒤 2사 1, 3루에서 김태균의 천금과 같은 동점 적시타로 9-9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이성열까지 안타를 터트려 10-9로 역전,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데뷔 첫 홈런을 대역전승의 주춧돌로 쌓은 정은원은 "태어나서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절 포함해 홈런을 처음 쳐봤다"며 미소 지었다.
정은원은 고교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빠른 발을 앞세워 3할대 타율을 꾸준히 기록했지만, 홈런과는 인연이 없었다.
2천 년대 생 KBO리그 최초 홈런에 대해서도 그는 "앞으로 더 좋은 기록을 세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은원은 "프로 첫 홈런은 아직 실감이 안 난다. 이전 타석에서 안타가 안 나와 조급한 마음은 있었다"며 "급한 마음에 결과가 안 좋았다. 오늘은 카운트가 좋아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의 홈런은 진기록으로 끝난 게 아니라 팀 역전승의 발판이 돼 더욱 뜻깊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정은원이 이전에도 공격적인 스윙을 했던 선수다. 신인이 돌파구를 마련해줘 오늘 이겼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결승타를 친 이성열도 "은원이가 팀 분위기가 살아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다"고 승리의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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