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 불법 개조 대형트럭들이 활보할 수 있었던 이유

입력 2018-05-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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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천만' 불법 개조 대형트럭들이 활보할 수 있었던 이유
김포 자동차검사소·공무원 결탁…1천245대 '부정 합격 처리'



(의정부=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화물용량을 늘리기 위해 불법개조한 트럭들을 정기검사에서 부정으로 합격 처리해준 자동차검사소가 경찰에 적발됐다.
부정하게 검사를 통과하는 비용이 차량 1대당 10만원에 불과하다는 소문에 이 검사소는 전국 각지에서 온 화물차량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9일 자동차 관리법 위반 혐의로 김포시 소재 자동차종합검사소 겸 공업사 대표 A(65)씨를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검사소장과 직원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A씨 업체에 불법 개조를 의뢰한 화물차량 업체 대표 B(57)씨와 화물차량 운전기사 48명도 자동차 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를 묵인하고 허위 지도점검 결과보고서를 작성해준 혐의(허위공문서작성 및 직무유기)로 김포시청 소속 공무원 C(41·7급)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2015년 11월부터 지난 3월까지 과적을 위해 적재함을 확장·개조한 화물차량 1천245대를 자동차검사에서 합격 처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불법 개조차량에는 인근 지자체의 공무차량 10여대도 포함됐다.
이들은 감시용 카메라의 촬영 각도를 조작하거나, 불법 개조된 경광등을 천막을 덮어 가리는 방법 등으로 부정하게 검사를 통과시켜줬다.
그 대가로 차량 1대당 6만∼10만원을 받아 약 1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자동차 종합검사와 정기검사의 적정성 여부를 점검하는 공무원 C씨와는 평소 유대관계를 맺어 C씨는 검사소에 아예 점검을 나오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분기마다 1회 이상 검사소에 나와 부정 검사 여부 등을 점검하고 위법 사실을 발견하면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함에도 이를 전혀 이행하지 않은 것이다.
C씨가 A씨 업체로부터 대가를 취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C씨는 대가성은 부인하며 "하는 일이 너무 많아 나가볼 시간이 없었으며, 행정처분을 하려면 또 번거로워서 그랬다"고 해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적재함의 뒤쪽 길이를 늘이거나 높이를 키우는 등 불법으로 확장한 화물차량은 과적으로 인해 도로 구조물에 손상을 끼칠 수 있다.
또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쏠릴 수 있어 그야말로 대형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경찰은 자동차 부정 검사를 근절하기 위해 수사를 확대하고, 해당 지자체에 불법구조변경 차량에 대한 임시검사 명령을 의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suk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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