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의회 인권조례 폐지안 공포키로…대법원 판단은
충남도 "외교부에 조례 폐지 영향 자료 제출할 것"
(홍성=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충남도의회가 결국 인권조례 폐지안을 공포하기로 했다.
도의회는 김종필 의원이 대표발의한 '충남 도민인권 보호 및 증진에 관한 조례'(충남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을 유익환 도의회 의장이 10일 공포한다고 9일 밝혔다. 유익환 의장은 "충남도민 인권선언에 포함된 성 소수자 차별 금지 조항이 동성애를 옹호·조장하고 일부일처제 질서를 파괴할 우려가 있다"며 "도의회에서 심도있게 결정한 만큼 폐지안은 공포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충남인권조례는 2012년 5월 자유선진당 소속 송덕빈 의원의 대표 발의로 제정됐다.
도민의 보편적 인권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조례로, 인권선언 이행과 인권보호 및 증진사업, 인권위원회와 인권센터 설치·운영 등에 관한 사항을 담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로 그 해 충남뿐 아니라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도 확대돼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6개 시·도가 제정해 시행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초부터 충남 보수 개신교 단체가 "충남인권조례가 동성애를 옹호·조장할 우려가 있다"며 폐지를 추진해왔고, 자유한국당 소속 충남도의회 의원들이 이를 받아들여 폐지안을 발의했다.
이번 폐지 공포로 충남은 전국에서 처음 인권조례를 폐지한 사례가 됐다.
인권조례 폐지에 따라 인권 관련 교육과 상담, 실태 조사를 하고 인권센터를 운영할 근거가 없어져 인권행정 업무 전반에 차질이 우려된다.
앞서 도는 지난달 3일 의회에서 재의결 처리한 충남인권조례를 공포하지 않고 대법원에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했다.
또 무효확인소송 판결까지 폐지 조례에 대한 효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집행정지 신청도 했다.
효력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결과가 이번 주 중 나올 것으로 예정된 상황에서 도의회가 인권조례 폐지 공포를 강행하는 것을 두고 비판이 일고 있다.
도의회는 앞서 도의 대법원 제소 방침에 대해 조례 심사와 결산 심사 등 모든 의사일정을 보이콧하겠다고 응수한 데 이어 조례 폐지안 공포를 예고하며 연일 '초강수'를 두고 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 기독교계 표심을 얻기 위해 무리한 의정활동을 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진숙 충남인권교육활동가 모임 '부뜰' 대표는 "인권행정의 책무는 행정부에 있고, 의회는 이를 감시·견제하면 되는 것인데 인권조례를 정쟁의 거래물로 삼는 것이 안타깝다"며 "사법부의 결정도 기다리지 않고 몽니를 부리는 의원들에 대해 유권자들이 현명한 판단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충남인권조례 폐지에 대해 국제사회도 우려를 나타내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강관식 충남도 인권팀장은 "유엔인권이사회 성 소수자 특별보고관이 충남도의회의 인권조례 폐지 결정에 항의하는 서한을 보냄에 따라 한국 정부도 이에 대해 답변할 계획인 걸로 안다"며 "외교부가 최근 충남인권조례 폐지가 지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jyo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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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외교부에 조례 폐지 영향 자료 제출할 것"
(홍성=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충남도의회가 결국 인권조례 폐지안을 공포하기로 했다.
도의회는 김종필 의원이 대표발의한 '충남 도민인권 보호 및 증진에 관한 조례'(충남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을 유익환 도의회 의장이 10일 공포한다고 9일 밝혔다. 유익환 의장은 "충남도민 인권선언에 포함된 성 소수자 차별 금지 조항이 동성애를 옹호·조장하고 일부일처제 질서를 파괴할 우려가 있다"며 "도의회에서 심도있게 결정한 만큼 폐지안은 공포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충남인권조례는 2012년 5월 자유선진당 소속 송덕빈 의원의 대표 발의로 제정됐다.
도민의 보편적 인권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조례로, 인권선언 이행과 인권보호 및 증진사업, 인권위원회와 인권센터 설치·운영 등에 관한 사항을 담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로 그 해 충남뿐 아니라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도 확대돼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6개 시·도가 제정해 시행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초부터 충남 보수 개신교 단체가 "충남인권조례가 동성애를 옹호·조장할 우려가 있다"며 폐지를 추진해왔고, 자유한국당 소속 충남도의회 의원들이 이를 받아들여 폐지안을 발의했다.
이번 폐지 공포로 충남은 전국에서 처음 인권조례를 폐지한 사례가 됐다.
인권조례 폐지에 따라 인권 관련 교육과 상담, 실태 조사를 하고 인권센터를 운영할 근거가 없어져 인권행정 업무 전반에 차질이 우려된다.
앞서 도는 지난달 3일 의회에서 재의결 처리한 충남인권조례를 공포하지 않고 대법원에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했다.
또 무효확인소송 판결까지 폐지 조례에 대한 효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집행정지 신청도 했다.
효력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결과가 이번 주 중 나올 것으로 예정된 상황에서 도의회가 인권조례 폐지 공포를 강행하는 것을 두고 비판이 일고 있다.
도의회는 앞서 도의 대법원 제소 방침에 대해 조례 심사와 결산 심사 등 모든 의사일정을 보이콧하겠다고 응수한 데 이어 조례 폐지안 공포를 예고하며 연일 '초강수'를 두고 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 기독교계 표심을 얻기 위해 무리한 의정활동을 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진숙 충남인권교육활동가 모임 '부뜰' 대표는 "인권행정의 책무는 행정부에 있고, 의회는 이를 감시·견제하면 되는 것인데 인권조례를 정쟁의 거래물로 삼는 것이 안타깝다"며 "사법부의 결정도 기다리지 않고 몽니를 부리는 의원들에 대해 유권자들이 현명한 판단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충남인권조례 폐지에 대해 국제사회도 우려를 나타내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강관식 충남도 인권팀장은 "유엔인권이사회 성 소수자 특별보고관이 충남도의회의 인권조례 폐지 결정에 항의하는 서한을 보냄에 따라 한국 정부도 이에 대해 답변할 계획인 걸로 안다"며 "외교부가 최근 충남인권조례 폐지가 지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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