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순번제는 평등권 침해"…전북 무소속 후보, 헌법소원 제기

입력 2018-05-09 13:49  

"기호순번제는 평등권 침해"…전북 무소속 후보, 헌법소원 제기
김창수 장수군수 후보 "국회의석 수 따라 순번 배정은 지방자치에 역행"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꼭 찍어주세요."
"네, 기호는 몇 번이에요?"
"아직 번호가 없습니다."
"왜요?"
"본선 후보 등록이 끝나야만 무소속 후보의 번호도 정해집니다."
"몇 번인지 알아야 찍어줄텐데..."



무소속 김창수 전북 장수군수 예비후보가 요즘 가장 많이 주고 받는 질문과 답변이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모두 1번, 자유한국당은 2번인데 아직 번호가 없다는 게 서글펐다고 한다
그는 "미리 기호를 받을 수 있으면 참 편하고 선거 운동에 큰 보탬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결과적으로 이러한 모순적인 상황이 무소속 후보에 대한 심각한 차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그래서 그는 현행 기호순번제 폐지(공직선거법)를 위한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로 했다.
김 후보는 9일 도의회 기자회견에서 "중앙정치 선거의 결과인 국회의석 수에 따라서 지방선거 후보의 기호를 정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지방자치제도에 반하는 것"이라며 헌법소원 제기 배경을 밝혔다.


그는 "최소한 지방의회 선거의석 수에 따라서 기호를 부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행 기호순번제는 유권자에게 '묻지 마 투표'를 강요하고 기존 원내 정당에만 이익을 주고 원외 정당과 무소속에는 차별적인 제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미 대부분의 정치선진국은 기호순번제를 채택하지 않는다"며 "기호순번제를 아예 없애거나 교육감 선거처럼 교호 순번제를 도입해야 모든 후보자가 동등하게 유권자의 선택받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교호순번제는 번호 없이 개별 후보의 이름을 가로로 배열하는 것이다.
게다가 선거구별로 후보자의 순서도 바뀐다.
예컨데, 제1선거구에서 후보자가 A-B-C 순서라면 제2선거구에서는 B-C-A순으로,제3선거구에서는 C-A-B가 되는 식이다.
대리인인 장호식 변호사(법무법인 서율)는 "기호 1번 후보에게 3~5%의 순서효과가 발생한다는 학계의 연구결과가 있다"고 소개한 뒤 "이 때문에 미국 법원의 입장은 기호순번제가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ich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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