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경찰, 용의자 못찾아…2년 연속 위조 추천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와 올해 잇따라 허위로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됐으나 위조 추천자가 누구인지는 결국 미스터리로 남게 됐다.
노르웨이 경찰은 노벨상을 수여하는 노벨위원회로부터 "노벨상 추천이 위조된 것 같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를 벌였지만 배후 인물을 찾는 데 실패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와 AFP통신이 9일 보도했다.
노르웨이 경찰인 토네 비스팅은 AFP통신에 "용의자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신원을 찾을 수 없어 이 사건은 종결됐다"라고 말했다.
노르웨이 경찰은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접촉까지 하면서 적극적인 수사 의지를 보였지만, 위조자의 신원을 가려내지 못했다.
노벨위원회 측은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평화상 후보 추천이 위조된 것으로 드러나자 경찰에 신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추천은 미국의 한 인물이 평화상 후보 추천자격이 있는 사람의 명의를 도용하는 형식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힘에 의한 평화' 이데올로기를 통해 핵무기를 비핵화하고 쓸모없게 하는 데 기여했다는 게 추천 이유였다.
노벨위원회 측의 조사 결과 지난해에도 같은 인물에 의해 동일한 내용으로 추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제의 인물은 자신이 추천하지 않았다고 밝혀 결국 추천인이 위조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노벨상 추천 권한은 전 세계 정상이나 국회의원, 내각 각료, 역사·사회과학·법률·철학·신학·종교 분야 교수, 역대 노벨상 수상자 등으로 제한돼 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노벨상 수상자가 될 가능성은 사라졌지만, 내년에 수상자가 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이달 초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18명은 한반도 비핵화와 한국전쟁 종전을 위해 노력한 공로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을 2019년 노벨평화상 후보로 공식 추천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런던시장도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고 W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한 유세집회에서 지지자들이 "노벨"을 연호하자 미소와 함께 '노벨'이라고 혼잣말을 한 뒤 "멋지네요. 고맙습니다"라며 흥미를 보였다.
올해 노벨상 평화상 수상자는 오는 10월 초 결정되며, 후보로는 개인 217명, 단체 112개가 추천됐다. 평화상을 타려면 329대 1의 경쟁을 뚫어야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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