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16일 당내 후보 선출…한국 "원구성 협상 당일 의석수 기준"
바른미래·평화, 부의장 자리 놓고 신경전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김연정 기자 = 여야 정치권이 국회 파행사태를 해소하지도 못한 채 원 구성 문제로 기싸움을 하고 있다.
제20대 국회 후반기가 5월 말부터 시작되는 만큼, 여야는 앞으로 2년간 국회를 이끌 국회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 선출, 상임위 조정 등과 관련한 원 구성 협상을 해야 한다.
첫 순서는 후반기 국회의장 선출로, 정세균 국회의장의 임기 종료를 20일 앞둔 9일 여야 간 신경전이 펼쳐졌다.
제1당(121석)이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당내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 속도를 내자, 야당이 '원 구성 협상 전에 민주당이 국회의장 자리를 당연시한다'며 견제에 나선 것이다.
국회법 9조에 따르면 임기 2년의 국회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하는 선거는 임기 만료 5일 전에 치러진다.
이에 따라 20대 국회 후반기 의장단은 오는 24일 재적 의원 과반수의 득표로 선출된다.
국회 관계자는 "의장, 부의장 임기 만료 5일 전에 실시한다고만 나와 있고 강제성은 없다"며 "원 구성 협상 차질 등에 따라 여야 일정 합의가 안 되면 24일에 선거가 치러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일단 국회법이 정한 선거 일정에 맞춰 10일 후보 등록에 이어 16일 당내 후보를 뽑기로 했다. 후반기 국회의장 역시 현재 가장 많은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 몫'이라는 전제가 깔렸다.
문희상(6선)·박병석(5선) 의원의 2파전으로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 경선이 치러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민주당의 움직임을 바라보는 야당은 불편하기만 하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여당이 '드루킹 게이트'(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을 회피하고 민생을 내팽개치면서 의장 자리를 지키는 데만 몰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는 "여당이라고, 다수당이라고 (의장을) 자동으로 맡는다는 법은 없다"며 "원 구성 시작도 전에 이미 자기 당이 국회의장을 확보한 것처럼 경선을 하는 것은 국민 눈에 다소 오만하게 보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한 걸음 나아가 의석수 116석으로 원내 2당인 자유한국당은 '전반기 의장단 임기 만료일'이 아닌 '원 구성 협상 당일'의 의석수를 기준으로 어느 당이 국회의장을 배출할지를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6·1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선 결과에 따라 원내 1당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국회의장단 구성을 6월 선거 이후로 넘겨야 한다는 게 한국당의 주장이다.
한국당 원내 관계자는 "6월 재보선 등을 거치면서 새로운 의회 지도를 만들어야 하는 만큼 지금 의석수는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의 전략이 맞아떨어진다면 의장 후보로는 서청원(8선)·김무성(6선)·정갑윤(5선) 의원 등이 거론된다.
민주당이 국회의장을 맡을 경우 2명의 국회부의장은 한국당과 다른 야당이 각각 맡게 된다.
한국당내 부의장 후보군으로는 김정훈·김재경·신상진·유기준·정우택·정진석(이상 4선) 의원과 3선의 김광림 의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오르내린다.
바른미래당은 의석수 30석으로, 원내 3당 지위의 교섭단체인 만큼 부의장 2석 가운데 1석을 가져가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바른미래당 부의장 후보로는 4선의 주승용 의원이 가장 많이 거론되며, 5선의 정병국 의원의 이름도 나온다.
민주평화당은 원 구성 협상 결과 등에 따라 부의장 한 자리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고 있어 향후 바른미래당과의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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