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부산 북항 7부두에 '실직'의 칼바람이 불고 있다.
이 부두를 이용하는 장금상선이 연간 20만개(20피트짜리 기준) 가까운 컨테이너 물량을 몽땅 다른 부두로 옮기기로 한 때문에 노동자들이 줄줄이 정든 일터를 떠나야 할 처지에 놓였다.
7부두 하역사인 인터지스는 장금상선 물량 이전으로 인한 경영난을 타개하고자 3일부터 9일까지 자체 직원과 항운노조 소속 하역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직원 14명과 항운노조원 6명 등 20명이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
인터지스는 희망퇴직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신청자가 계획한 감축 인원에 많이 못 미쳤기 때문이다.
인터지스 관계자는 "장금상선 물량이 6월 말에 모두 빠져나가면 매출이 절반이나 줄어 회사가 살려면 40% 이상 감원해야 하지만 최대한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적자를 감수하고 3분의 1가량만 인력을 줄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이 줄이기로 한 인력 규모는 70명에 가깝다.
앞으로 50명가량이 더 일자리를 잃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인터지스는 이미 지난 2월에 사무직원 14명을 희망퇴직 형식으로 내보냈다.
이를 합치면 80여 명이 실직하는 셈이다.
장금상선은 7부두에서 처리하는 컨테이너를 북항 내 신선대·감만부두로 옮긴다.
장금상선은 두 부두가 통합해 2016년 11월 출범한 부산항터미널의 지분 42.99%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다.
7부두 물량을 옮기는 것은 비용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운노조 인터지스 지부 관계자는 "장금상선이 자사 이익만 앞세워 7부두 근로자들의 생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며 조만간 장금상선을 항의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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