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마잉주 회담·아시아안보회의 개최 샹그릴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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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세기의 담판' 장소로 싱가포르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회담장소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싱가포르는 인구 579만 명, 국토 면적 721㎢의 작은 섬나라지만 아시아의 무역과 물류, 금융의 중심지라는 특성 때문에 대규모 국제회의에 특화한 컨벤션 시설이 풍부하다.
싱가포르 관광청에 따르면 지난해 당국에 등록된 호텔(객실 4개 이상)은 모두 420개에 달한다.
이들 호텔에는 2010년에 문을 연 이후 싱가포르의 랜드마크가 된 마리나 베이 샌즈를 비롯해 정상회의급 국제회의를 무난히 소화할 수 있는 특급호텔도 다수 포함돼 있다.
특히 국제회의 유치 경험이 풍부하고 인프라가 좋은 샹그릴라 호텔 싱가포르가 회담 후보지로 주목을 받는다.
싱가포르 본섬 한복판에 위치한 이 호텔은 전 세계에 95개 호텔과 리조트를 보유한 다국적 호텔 기업 '샹그릴라 호텔스 앤드 리조츠'社가 1971년 4월에 문을 연 첫 번째 호텔로 747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
'또 다른 싱가포르 식물원'으로 불릴 만큼 웅장한 15에이커(약 6만700㎡) 규모의 정원과 1천 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아일랜드 볼룸 등 다수의 연회장과 정상급 인사의 숙소로 활용될 수 있는 348㎡ 크기의 최고급 스위트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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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정상회의에 최적화한 인프라를 갖춘 샹그릴라 호텔은 실제로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국제회의장 역할을 해왔다.
특히 2002년 출범한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주관 아시아 최대 연례 안보회의인 '아시아안보회의'는 매년 이곳에서 열린다. 올해 회의는 다음달 1∼3일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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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회원국의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 안보전문가 등이 참가하는 이 안보회의는 개최장소인 호텔의 이름을 따 '샹그릴라 대화'로 불린다.
북한이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을 단행한 이후 한반도 문제가 샹그릴라 대화의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로 부상하면서 아시아 태평양 주요국 당국자와 안보전문가들은 매년 이 호텔에서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대응 전략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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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만 아니라 이 호텔은 역사적인 양안(兩岸) 갈등 중재 장소로도 유명하다.
2015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당시 대만 총통의 역사적 첫 정상회담이 바로 이 호텔에서 열렸다.
1949년 중국과 대만이 분단된 이후 66년 만에 만난 양안 정상은 당시 이 호텔에서 손을 맞잡고 양국 관계의 평화적 발전 방향을 논했고 핫라인 설치에도 합의했다.
한 현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싱가포르에는 정상회의급 이벤트를 치를만한 수준의 특급호텔들이 많다"며 "국제회의 유치 경험 등을 고려할 때 싱가포르 북미 회담이 성사된다면 샹그릴라가 가장 유력한 장소로 거론될 수 있다"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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