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중립이 종교적 표현의 자유보다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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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에서 교사에게 히잡 착용을 금지한 베를린 당국의 조치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베를린 노동법원은 9일(현지시간) 한 중등학교 교사가 교사의 히잡 착용을 금지한 베를린 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교사의 중립을 규정한 베를린의 주(州)법이 종교적 표현의 자유보다 우선한다고 판시했다.
법원 대변인은 "초등학생들은 종교적 상징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영향력에서 자유로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방헌법재판소는 2005년 교사의 히잡 착용 금지가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지만, 16개 주(州)로 구성된 연방국가인 독일은 공무원과 교사 등에 대한 히잡 착용 여부가 주(州)마다 다른 상황이다.
이 때문에 히잡 착용과 관련한 판결도 다른 데다, 같은 지역 내에서도 사안 별로도 판결이 갈리고 있다.
지난해 한 무슬림 교사는 히잡을 두른다는 이유로 베를린 당국으로부터 차별을 받았다며 소송을 제기해 8천680 유로(약 1천112만 원)를 배상받았다.
이와 함께 독일에서는 유치원, 초등학교 여학생들에게 히잡 착용을 허용하는 문제를 놓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 측에서는 히잡 착용 금지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대연정의 소수 파트너인 사회민주당 측은 이에 반대한 상황이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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