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터키 등 비상조치 돌입
IIF "신흥국 채권시장 자금유입 올해 들어 절반 수준"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신흥국이 일촉즉발에 놓인 외환 위기를 피하려 앞다퉈 긴급 조치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달러화 강세에 밀려 올해 신흥 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가속할 것이란 관측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중남미 외환 위기의 뇌관인 아르헨티나는 페소화 폭락에 맞서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 대대적 금융 개혁안을 통과시켰다.
개혁안은 아르헨티나 금융 시장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을 불러모으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앞서 아르헨티나는 국제통화기금(IMF)에도 300억 달러(32조3천700억 원)의 구제 금융을 신청하고 9일부터 협상에 돌입했다.
아르헨티나는 고질적 인플레이션으로 페소화 가치가 올해 들어서만 달러 대비 21.86% 떨어지면서 최근 열흘 사이에 금리를 세 차례나 인상해 40%까지 끌어올렸다.
그런데도 페소화 하락세에 제동이 걸리지 않자 IMF에 손을 내민 데 이어 시장 친화적 조치에도 나서게 됐다.
터키도 리라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데 대응하고자 9일 대통령 주재로 긴급 조치에 나섰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경제 관료들과 긴급회의를 열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리라화 폭락을 막기 위한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이 긴급회의를 열어 추가로 금리 인상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6월 대선에서 연임을 노리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금리 인상에 반대 입장을 고수했으나 인플레이션 압박이 고조되면서 이날 조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리라화 가치는 10일 현재 달러당 4.3리라 선에서 움직이며 사상 최저치를 이어가고 있다.
신흥국이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려 분주하게 움직이지만 자금 이탈 우려는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달러화 강세의 영향으로 신흥 시장에 들어가는 해외 투자가 올해 430억 달러 줄어든 1조2천20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IIF는 "미 국채 금리 상승, 달러화 강세로 4월 중순 이후 해외 자금의 신흥 시장 유입에 긴급 제동이 걸렸다"면서 "이 때문에 올해 전망도 악화했다"고 말했다.
신흥국 채권 시장이 최대 타격을 받아 올해 2천550억 달러 유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해 3천150억 달러보다 크게 줄어든 것이다.
실제로 올해 1∼4월 월평균 유입이 130억 달러에 불과해 지난해 절반 수준에 그쳤다.
증시에는 940억 달러가 유입돼 지난해보다는 80억 달러가 늘어날 것으로 IIF는 내다봤다.
newgla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