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MBC TV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 사태가 2주간 결방과 진상조사라는 '강수'에 일단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MBC는 세월호 참사 뉴스 특보 화면 삽입으로 물의를 빚은 '전지적 참견 시점'과 관련, 10일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정확한 조사를 위해 2주간 프로그램을 결방하기로 했다.
앞서 제작진은 지난 5일 방송분에서 개그우먼 이영자가 어묵을 먹는 장면에 세월호 참사 뉴스 화면을 사용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온라인상 논란이 크게 번지자 MBC는 제작진에 이어 회사는 물론 최승호 사장까지 직접 나서 사과문을 올리면서 진화하려 나섰지만 누리꾼들은 국민청원 게시판에까지 해당 안건을 올리고 프로그램 폐지를 주장하는 등 화를 삭이지 못했다.
이에 MBC는 세월호 유족 대책위 변호인단으로 활동한 오세범 변호사와 내부 인사 5명으로 구성된 진상조사위원회를 즉각 구성하고 이날 바로 활동에 돌입시켰다.
또 이영자가 큰 충격을 받아 녹화 불참을 선언한 가운데 진상조사와 맞물려 오는 12일과 19일 두 차례 결방하기로 했다.
MBC의 이러한 긴급 조치는 여러 해석을 낳는다.
일단 장기 파업 후 새 경영진이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정상화'를 기치로 내건 상태에서 '세월호 참사'를 예능 프로에서 웃음을 자아내는 소재로 활용한 MBC에는 뼈아픈 상황이다.
최 사장 역시 이날 SNS에 올린 글에서 "MBC 정상화가 어느 정도 진척되고 있다고 생각하던 차에 이런 일이 생겼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또 한 가지는 '전지적 참견 시점'이 MBC 대표 예능 중 하나로 자리잡은 시점에 발생한 사고로, 폐지 사태까지 가지 않으려면 시급한 조치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전지적 참견 시점'은 최근 '나 혼자 산다'와 더불어 MBC 예능 중 가장 인기있는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이번 일로 쇼크를 받은 이영자와 개그맨 유병재 등이 시청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상황이었다.
MBC로서는 간판 예능 '무한도전'마저 종영한 가운데 예능국을 책임지는 프로그램을 아예 잃기보다는 당장 아프더라도 방송을 장기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는 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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