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 내일 재총선…여소야대속 국정마비 타개할까

입력 2018-05-11 10:34  

동티모르, 내일 재총선…여소야대속 국정마비 타개할까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동티모르가 여소야대로 인한 국정중단 사태를 타개하기 위해 12일 재총선을 치른다.
11일 현지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동티모르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를 사흘 앞둔 지난 9일로 공식 선거운동을 종료했다.
이번 총선에는 동티모르 전체 인구(126만9천명)의 62.0%에 해당하는 78만7천761명의 유권자가 참여해 의회 의원 65명을 뽑는다.
주요 관전 포인트는 동티모르독립혁명전선(Fretilin·이하 프레틸린)이 원내 1당 지위를 유지할지 여부다.
프랜시스코 '루 올로' 구테레스 동티모르 대통령이 속한 좌파 성향 정당 프레틸린은 작년 7월 총선에서 23석을 확보해 기존 최대 정당이었던 동티모르국가재건회의(CNRT)를 누르고 최대정당으로 올라섰다.
22석을 얻는데 그친 CNRT는 2015년부터 이어져 온 프레틸린과의 연대를 깨고 연립정부 구성을 거부했다.
이어 민중자유당(PLP)을 비롯한 소수 정당 2곳과 손을 잡고 의회내 과반수(65석 중 35석)를 확보해 정권 이양을 요구했으며, 프레틸린이 이를 거부하자 법안 및 정부예산안 처리를 전면 중단시켰다.
구테레스 대통령은 결국 올해 초 의회를 해산하고 총선을 다시 치르기로 했다.
프레틸린과 CNRT가 갈등을 빚은 구체적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차기 총리직을 놓고 다툼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두 정당이 각각 대통령과 총리직을 맡기로 이면 합의를 했다가 총선에서 승리한 프레틸린이 원내 1당 지위를 내세워 총리직마저 차지하면서 분쟁이 시작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티모르 대통령은 의회 내 각 정파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상징적 지위에 가까우며, 국정의 실질적 권한은 총리가 갖고 있다.
이번 총선은 대체로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지난 주말 프레틸린과 CNRT 지지자들이 시내에서 충돌해 10여명이 다치고 차량 두 대가 불타는 등 감정적 골이 깊다는 점을 들어 총선 이후 양측의 갈등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인구 116만 명의 동티모르는 1975년 포르투갈의 400년 식민통치가 끝난 뒤 인도네시아에 합병됐으나, 끈질긴 독립투쟁 끝에 1999년 독립투표를 거쳐 2002년 공식 독립했다.
하지만 극심한 빈곤과 부정부패에 국가발전의 발목이 잡혀 있고, 빠르게 고갈돼 가는 석유자원 외의 산업 발전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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