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경기도 사상 최저 수준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한국 자동차가 수출·내수시장에서 모두 고전하며 수출, 생산이 모두 감소했다.
뚜렷한 반등 조짐도 보이지 않아 자동차업체들의 체감경기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12일 한국은행, 통계청 등에 따르면 3월 자동차 생산은 1년 전보다 12.5% 감소했다.
자동차 생산은 작년 말부터 감소세가 확연하다.
작년 9월 26.5% 증가한 뒤 자동차 생산은 10월 -17.3%, 11월 -6.5%, 12월 -29.2%로 쭉 미끄러졌다.
올해 1월 1.8% 늘어나며 증가세로 반전하는 듯했으나 2월 -19.6%로 고꾸라진 뒤 2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했다.
수출에서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4월 자동차 수출은 1년 전 같은 달보다 8.6% 감소했다.
자동차 수출도 작년 10월(-13.0%) 역성장 조짐을 보이더니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째 줄었다.
수입 승용차 인기에 밀려 내수 상황도 밝진 않다.
3월 승용차 소매판매는 1년 전보다 7.1% 늘었는데 국산 승용차 소매판매는 0.9% 줄어든 반면 수입 승용차는 23.2%나 늘었다.
승용차 수입물량은 작년 10월(18.2%)부터 올해 3월(41.8%)까지 6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이 고전하는 것은 전방위적 수요 부족 사태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내수시장에서 수입차 선호 확대, 해외에서는 경쟁 심화와 엔화 약세 등에 따른 경쟁력 저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시장에서 수입차 점유율은 2010년 6.9%에서 2017년 15.2%로 치솟았다. 올해에도 16%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 수출시장 중 하나인 미국시장에서 한국 자동차 점유율은 2016년 8.1%에서 지난해 7.5%로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시장에서는 2014년 점유율이 12.7%에 달하기도 했지만 지난해에는 6% 안팎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으로 분석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동차업종 체감 경기도 사상 최저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자동차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4월 기준으로 64로 한 달 전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9년 8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자동차 업황 BSI 평균은 93, 최저치는 65였다.
그러나 올해 1월에는 59로 역대 최저 기록을 새로 썼다.
2월 69로 오르긴 했지만 3월 66, 4월 64로 최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망 BSI 역시 5월 70으로 장기 평균보다 낮다.
자동차 산업 위기는 반도체를 빼면 어두운 한국 주력산업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는다.자동차 산업은 그간 정부가 꼽아온 13대 수출 주력 품목에 꾸준히 들었던 핵심산업이다.
전후방 산업으로 파급효과, 고용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할 때 중요성이 작지 않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국내 자동차 산업이 국내외에서 이중고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최근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들은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을 근간으로 파생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정부가 지금보다 더 집중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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