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산화탄소 감시 예산도 삭감

입력 2018-05-11 14:48   수정 2018-05-11 16:51

트럼프, 이산화탄소 감시 예산도 삭감

배출량 측정 안 되면 '파리협정' 근간 흔들려

<YNAPHOTO path='AKR20180511111300009_01_i.jpg' id='AKR20180511111300009_0201' title='화력발전소에서 내뿜는 매연 ' caption='[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행정부가 국제 기후협약인 '파리협정' 탈퇴를 위협한 데 이어 이 협정 이행의 근간이 될 수 있는 이산화탄소 배출 감시 관련 예산까지 삭감하고 나섰다.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10일 백악관이 지구온난화를 초래하는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와 메탄 배출량을 감시하는 프로그램에 배정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연 1천만 달러 예산을 삭감했다고 밝혔다.
NASA는 탄소감시시스템(CMS)을 통해 지구의 이산화탄소를 측정해 고해상도의 이산화탄소 지도를 만들어왔다. 이번 예산 삭감으로 CMS가 중단되면 국가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측정하는데 차질이 빚어지고, 오는 2020년 발효되는 파리협정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파리협정은 각 당사국에 이산화탄소 감축 의무를 부여하게 되는데 국가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현재는 화석 연료 사용량에 근거해 탄소 배출량을 산정하고 있어 부정확할 뿐만 아니라 속이기도 쉽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성과 비행기를 이용한 측정시스템 개발이 진행돼 왔으며 NASA의 CMS가 가장 앞선 기술로 평가를 받아왔다.
사이언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가 CMS를 조용히 죽였다"면서 이 조치가 백악관이 취해온 "기후변화 과학에 대한 광범위한 공격"의 최신판이라고 지적했다.
터프츠대학 국제환경자원정책센터 소장인 켈리 심스 갤러거 교수는 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을 측정할 수 없다면 당사국들이 협정을 지키고 있는지도 확신할 수 없다"면서 CMS 예산 삭감은 파리협정 이행 검증 노력을 위험에 빠뜨리는 "중대한 실수"라고 지적했다.
스티브 콜 NASA 대변인은 이와 관련,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 연구 프로그램이 중단된다고 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측정하고 지구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감시하려는 NASA의 의지나 능력이 훼손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올 여름에 새로운 생태계 이산화탄소 감시 장비인 'Gedi'를 국제우주정거장에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우려하는 과학자 동맹'(UCS)의 레이철 리커는 "장기적으로 CMS 해체는 육지와 대양, 대기의 이산화탄소 흐름을 추적하는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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