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문 대통령, 트럼프가 추진력 발휘하도록 설득해야"

입력 2018-05-11 18:24   수정 2018-05-1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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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문 대통령, 트럼프가 추진력 발휘하도록 설득해야"

"북한, 비핵화·북미수교·평화협정 동시 이행 주장할 것"
통일학술대회 강연…전문가 "시진핑, 북미회담 속도에 대북석유중단 압력"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1일 "다음 달 12일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대가로 미국이 북미수교와 평화협정을 확실히 보장하는 북핵 문제 해결 로드맵이 꼭 나와야 하는데 비교적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서울 광진구 건국대에서 열린 통일연구네트워크 학술대회 기조강연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난데없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칭찬한 것을 보면 북한이 미국 마음에 들게 여러 가지 양보를 많이 했다"며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 회담을 깰 리는 없다고 생각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북미수교·평화협정 동시 이행을 주장할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미국 국내법 절차를 거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여소야대로 의회권력이 꾸려진다면 미국의 약속 이행이 늦어질 수 있다며 "의회권력과는 무관하게 트럼프 대통령이 초심으로 돌아가서 특유의 돌파력 내지는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문 대통령이 만들어 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진 사이에 대북 협상 전략을 놓고 견해차가 있어서 파행을 겪을 수 있는 불안감이 있다"면서도 "이것이 장외압박전술로 끝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김 위원장이 갑작스레 중국을 방문했는데 이는 '차이나패싱'을 우려한 중국이 북한 핵 문제가 다뤄지는 북미정상회담 이후에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 목소리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중 접경지역의 경제가 활성화된 점을 거론하며 "중국이 실질적으로는 대북경제제재를 해제하는 쪽으로 스탠스를 잡지 않았나 싶다"며 우리 정부도 대북제재 완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은 "중국에서 벌써 이렇게 구멍이 뚫리기 시작하는데 우리만 모범생처럼 대북제재를 철저하게 이행해야 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개성공단 가동, 금강산 관광사업 재개 등 대북제재를 잠정적으로 중단하는 여론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지난 3월 25∼28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이유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대북석유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압력을 가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조 위원은 "공식 문서에서는 김 위원장이 베이징 방문을 부탁해 시 주석이 이를 받은 것으로 나오는데 제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시 주석이 북미정상회담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자 이대로 회담을 하면 석유를 끊겠다고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위원은 "중국이 원하는 것은 주한미군(주둔)의 완전한 중단"이라며 "당시만 해도 김 위원장이 중국 측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겠다고 하고 (이야기가) 끝난 거 같다"고 부연했다.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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