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담뱃갑에 '암 세포' 경고그림 넣기로
한국담배협회 "비과학적 근거 토대로 한 비합리적 결정" 반발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 역시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타르와 같은 독성물질들을 상당 수준 배출하는 등 건강에 해로운 만큼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아이코스 등에서도 발암물질이 검출되는 점을 고려해 암 유발을 상징하는 경고그림을 부착하기로 했다.
1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국내외 연구결과들을 보면, 포름알데히드·벤조피렌 등 각종 발암물질을 포함한 유해물질들이 전자담배에 들어있다.
이런 사실은 아이코스를 만들어 파는 필립모리스의 자체 연구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연구자료를 살펴보면 아이코스 담배 연기에 포함된 타르 함량(개비당)은 일반궐련과 큰 차이가 없었다.
또 저명한 의학학술지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실린 분석결과 등 해외의 여러 연구결과를 들여다보면, 궐련형 전자담배는 니코틴과 일산화탄소뿐 아니라 각종 유해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이 중에서 포름알데히드와 아크롤레인, 벤조피렌, 벤즈안트란센, 피렌 등은 발암물질로 분류돼 있다.
특히 아크롤레인과 벤즈안트란센은 생식기 계통에 손상을 일으킬 잠재적 가능성이 있는 등 생식발달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알츠하이머 위험인자이며, 프로피온알데히드는 동물실험 결과, 간 손상과 고혈압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이런 유해성을 인정해 "아이코스 같은 가열식 전자담배가 일반 궐련 담배보다 덜 해롭다거나 유해성분이 덜 배출된다는 그 어떤 근거도 없으며, 간접흡연 피해가 줄어든다는 주장 또한 근거가 불충분하다"면서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 따라 규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국내 학계도 WHO와 같은 입장을 보였다.
아이코스에서 타르, 포름알데히드 등 인체에 위해를 가하는 주요 독성물질들이 상당 수준으로 나오고 있으며, 따라서 궐련형 전자담배도 다른 담배제품과 동일한 수준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게 학계의 의견이다. 아울러 담배회사의 마케팅 활동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학계는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의견들을 반영해 오는 12월 23일부터 현재 '흑백 주사기' 그림으로 돼 있는 전자담배의 경고그림을 제품 특성에 맞게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액상형 전자담배(니코틴 용액 사용)의 경우 니코틴 중독 유발 가능성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제작하기로 했다.
특히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반담배처럼 배출물(에어로졸)에서 발암물질(궐련 연기에서 배출되는 발암물질)이 여전히 검출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암 유발을 상징할 수 있는 '암 세포' 사진 1종을 넣기로 했다.
이에 대해 한국담배협회는 "궐련형 전자담배 경고그림에 과학적 근거 없이 암세포 사진을 넣었다"면서 보건복지부 결정 과정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담배협회는 이날 반박자료를 통해 "세계적으로 궐련형 전자담배에 경고그림을 부착한 사례가 없으며, 유해성 논란이 진행 중이기에 경고그림 도입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담배협회는 따라서 궐련형 전자담배 경고그림은 미국 식품의약국의 공식 입장 발표와 현재 진행 중인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검사결과 발표 이후 과학적 근거에 따라 추후 (도입 여부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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