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방→협상→일촉즉발→합의' 롤러코스터 국회(종합)

입력 2018-05-14 22:31   수정 2018-05-14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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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협상→일촉즉발→합의' 롤러코스터 국회(종합)

'물리적 충돌' 우려도 제기…릴레이 협상 후 극적 합의
여야 '식물·폭력 국회' 오명 부담, 세부합의 진통 관측도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이신영 차지연 설승은 이슬기 기자 = 6·13 지방선거 출마 국회의원의 사직서 처리 시한인 14일 여야가 극적인 합의에 이르기까지 국회에 온종일 긴박감이 감돌았다.
의원 사직서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 강행을 예고한 더불어민주당과 '의원 사직서와 드루킹 특검 동시 처리'를 요구한 자유한국당의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당 의원들이 "본회의를 몸으로라도 저지하겠다"며 오전 9시께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 집결하며 전운은 고조됐다. 이들은 스크럼을 짜고 본회의장 입구를 막은 채 민주당 규탄 발언을 이어갔다.
여기에 협상에 먹구름이 드리우면서 최악의 경우 여야 간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점쳐졌다.오전 10시 30분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 여야 4개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이 무위에 그친 데 따른 것이다. '국회 정상화를 위해 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만 형성했을 뿐이다.
다만 지난 4월 2일부터 이어진 '식물 국회'에 '폭력 국회'라는 오명이 씌워질 수 있다는 부담 때문인지 여야 모두 거친 공방전을 벌이면서도 오후까지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았다.



당장 정세균 의장이 '오후 4시 본회의 소집'을 예고하자, 여야는 발 빠르게 움직였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들은 오후 1시 30분과 4시께 두 차례 회동하는 등 분주히 물밑 조율을 시도했고, 정 의장 역시 본회의 개의 시간을 늦춰가며 여야 간 합의를 독려했다.
여야는 드루킹 특검법 처리 시기 및 수사 대상에서 이견을 좁히며 돌파구를 모색했다. 민주당은 특검 수용으로 한 발 물러서고, 야당은 수사 대상 등에 대한 조정 가능성을 내비치며 호응했다.
이때 '오후 5시가 여야 간 협상 시한'이라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오후 5시, '협상 타결' 소식이 들리지 않은 가운데 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입장하면서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본회의장 입구에서 농성 중인 한국당과 충돌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를 피하듯 민주당은 본회의장 정문 대신 국회의장실 쪽 다른 입구로 입장하며 한국당을 자극하지 않았고, 한국당도 피켓과 구호로만 민주당 입장에 항의했다.
우려했던 여야 간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고, 4~5분 만에 민주당 의원 전원이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총동원령'에 따라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하는 의원들, 장관을 겸하는 의원들까지 보였다.
이어 민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 대기하고, 한국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입구에서 농성하는 장면이 한동안 연출됐다.
이 시간 여야 원내대표들은 막판 협상을 이어갔다.
특검 수사범위를 둘러싼 문구를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는 말이 흘러나오더니 오후 5시 55분께 여야 잠정 합의 소식이 알려졌다.
평화당이 정론관에서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관련 추경 예산과 '21일 추경·특검 동시 처리'를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로부터 구두로 확인받았다"며 본회의장에 입장하겠다고 발표하면서다.
이로써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불참에도 의원 사직서를 처리할 수 있는 의결 정족수(147석)가 채워졌다.
하지만 여야는 협상을 이어갔다. 국회의장실에서 30분가량 담판이 있었고, 이 자리에서 드루킹 특검과 추경안의 동시 처리 날짜를 '21일'에서 '18일'로 사흘 앞당긴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여야 간 새로운 잠정 합의가 이뤄졌고, 각 당의 내부 추인절차를 거쳐 여야 원내대표는 오후 7시 30분께 '국회가 42일 만에 정상화한다'는 합의 결과를 발표했다.
다만 합의안 추인을 위한 한국당 의총에서는 "합의가 기대에 못미친다", "김성태 원내대표 단식으로 얻은 게 뭔가", "합의 내용이 일주일 전 수준"이라는 일부 의원의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 사항'은 추인됐고, 오후 7시40분께 여야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42일 만의 본회의가 열렸다. 진통을 거듭해온 의원 4명의 사직 안건은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한국당이 본회의장 앞 연좌농성을 시작한 오전 9시부터 냉탕과 온탕을 반복한 12시간이었다.
한편, 민주평화당은 본회의 표결 이후 "18일 본회의에서 추경안 처리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절대 안 된다"고 반발하면서 특검과 추경 처리일을 21일로 미루겠다고 밝혀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yjkim8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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