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가자지구 대규모 유혈사태에 우려 표명…자제 당부

입력 2018-05-15 01:22  

국제사회, 가자지구 대규모 유혈사태에 우려 표명…자제 당부
서방, 이스라엘·아랍 양측에 절제 요구…'2개 국가 해법' 강조
아랍권, 미국 예루살렘 대사관 이전·이스라엘군 발포 강력 비난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미국 정부가 14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만의 수도로 공식 인정하고 텔아비브에 있던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한 데 대해 전 세계는 우려를 나타냈다.
더욱이 이날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향해 발포, 수십명이 사망하는 최악의 유혈사태까지 벌어지자 국제사회는 상황악화를 막기 위해 모든 당사자에게 자제를 당부했다.
아랍권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조치를 강력히 비난했다.

오스트리아 빈을 방문 중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무엇보다도 가자 지구에서 많은 사람이 숨진 것을 우려한다"고 말문을 연 뒤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을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보여준다"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두 개의 국가 해법' 이외에 '플랜B'는 없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페데리카 모게리니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모든 당사자는 추가적인 인명 손실을 막기 위해 자제력을 갖고 행동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평화로운 저항권을 존중해야 한다"면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대해서도 "시위자들이 평화롭게 시위하도록 해야 하며 이들은 다른 수단으로 악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대변인은 미국 정부가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한다고 하더라도 예루살렘에 대한 EU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예루살렘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미래 두 국가의 공동의 수도라는 EU의 입장을 거듭 천명했다.
영국 정부도 가자 지구 대규모 유혈사태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차분하고 자제된 대응을 주문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대변인은 "우리는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폭력과 인명 손실 보도에 대해 우려한다"면서 "평화 노력을 파괴하는 행동을 피하기 위해 차분하고 자제된 대응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충돌을 종식하기 위한 방안으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공동 수도로 인정하는 '두 개 국가 해법'을 거듭 강조했다.
프랑스도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시위대 간 유혈 충돌 사태와 관련, 새로운 분쟁의 화염을 막기 위해 모든 당사자가 책임감 있게 행동할 것을 촉구했다.
장이브 르드리앙 외교장관은 성명에서 "프랑스는 이스라엘 당국에 무력을 사용할 때 주의와 자제력을 갖고 행동하기를 다시 한 번 요구한다"며 과잉대응을 말 것을 당부했다.
러시아는 미국의 예루살렘 대사관 이전을 거듭 비판한 뒤 가자 지구 유혈사태에 대해서도 대화를 통한 해법을 촉구하며 러시아가 대화 주선에 나설 용의가 있음을 부각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은 이날 모스크바 기자회견에서 "예루살렘에 미국 대사관을 세우는 것에 대해 우리(러시아)는 여러 차례 부정적인 견해를 표현했다"고 상기시킨 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충돌과 관련된 모든 이슈는 지도자 간 직접적인 대화를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에 아랍권은 미국의 예루살렘 대사관 이전과 이스라엘군의 시위대에 대한 발포를 집중적으로 비난했다.
아랍연맹(AL)의 아흐메드 아불 게이트 사무총장은 미국 정부가 예루살렘으로 대사관을 옮긴 것을 명백한 국제법과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비난한 뒤 "미국 대사관 이전을 축하하는 행사에 미국, 이스라엘과 함께 참가한 나라들은 부끄러운 줄 알라"고 말했다.
또 그는 "모든 당사자는 팔레스타인 주민의 권리를 해칠 수 있는 어떤 조치도 삼가라"고 요구했다.
57개 국가가 참여, 전 세계 최대 이슬람국가 모임인 '이슬람협력기구(OIC)'는 미국의 예루살렘 대사관 이전을 '개탄할 행동'이라면서 이를 강력히 거부하고 비난한다고 밝혔다.

OIC는 성명에서 미국의 대사관 이전을 '불법적인 결정', '팔레스타인 주민의 역사적, 법적, 자연적, 민족적 권리에 대한 공격',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도전' 등의 용어를 써서 비판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예루살렘 대사관 이전에 대해 "역사와 인류는 팔레스타인 형제들에게 (미국이) 행한 불의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이 예루살렘으로 대사관을 옮긴 이 날을 "대(大) 수치의 날"이라고 규정하고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 주민이 세계에서 가장 큰 열린 감옥에서 저항할 때 수도 없이 대학살을 벌여왔다"고 주장했다.
이집트 외교부도 성명을 내고 "이집트는 팔레스타인인들이 동예루살렘을 그들의 수도로 해서 독립국을 세우려는 법적 권리를 전적으로 지지한다"면서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시위대에 발포한 것에 대해 "위험한 긴장관계를 불러일으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레바논의 사드 하리리 총리는 미국의 대사관 이전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에 이르는 시도를 위한 문을 닫아버리는 '도발적인 행동'이라고 공격했고,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도 "팔레스타인은 결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bings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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