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70% "미확정 판결문 인터넷 열람·복사 안 된다"

판사 70% "미확정 판결문 인터넷 열람·복사 안 된다"
법원행정처 판사 대상 설문조사…형사판결 인터넷 검색도 57%가 반대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현직 판사 10명 중 7명은 상급심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의 판결문을 인터넷에서 열람·복사하도록 하는 방안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법원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지난달 16~27일 전국 판사 1천117명을 대상으로 '바람직한 판결서 공개 제도에 관한 법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에서 판사들은 상급심 재판이 끝나지 않은 미확정 판결문의 인터넷 열람·복사가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민사사건에는 70.0%, 형사사건에는 78.3%가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사들은 또 '검색을 통해 형사사건 판결문을 검색하고 열람·복사하는 것이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57.5%가 반대했다.
당사자들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상고한 민·형사사건의 미확정 판결문은 현재 대법원 법원도서관에서 열람하거나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대법원에서 확정된 판결문은 전원합의체 선고 판결문에 한해 법원 홈페이지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대법원 소부 선고 판결문은 중요 사건에 한해 법원 홈페이지에 공개되고, 나머지 판결문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정보공개를 청구해야 한다.
판결문에는 소송 당사자의 주소나 이름, 주민번호 등이 기재돼 있고, 기업사건의 경우 영업비밀이 노출될 우려도 있어 판결문 공개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법원 내에서는 많은 편이다. 특히 성범죄 사건의 경우 피해 상황이 노출돼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점도 지적된다.
반면 국민의 알 권리 충족과 재판의 공정성,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해 판결문을 일반에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hy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